<9: 나인> 9개의 생명체가 지닌 아이덴티티
2009-09-03 09:23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극심한 실업률과 경기 침체로 전 세계가 몸살이다. 개인의 삶은 궁핍해졌고, 세계적인 기업들의 연이은 파산 소식이 잇따랐다. 지구촌에 마치 큰 재앙을 맞은 것 같다.
‘9’의 배경인 인류 마지막 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폐허더미의 지구는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무엇이든 부수고 박살내는 괴물 기계군단은 거대 금융자본의 위협이자 시장논리로 움직이는 독점기업이다. 도무지 이길 승산이 없어 보이는 전쟁, 기계군단에 대항하는 9개의 생명체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찢어진 헝겊과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진 9개의 생명체는 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다. 상대는 고도로 발달된 무기와 막대한 물량지원으로 무장한 기계군단. 외형적으로 보면 확실히 세계는 이대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9개의 생명체가 지닌 아이덴티티를 알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부터 8까지 번호 순서대로 이들은 경험ㆍ지능ㆍ직관ㆍ학문ㆍ기술ㆍ예술ㆍ용기ㆍ힘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을 단시간에 쌓은 것도, 또 단숨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8가지 아이덴티티는 극한의 위기와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이자 통계나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능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에게는 마지막 숫자 9이 의미하는 희망이 있다.
‘9’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이것이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크나큰 위기에 봉착한 우리는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두렵고 힘들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9개의 캐릭터가 시사 하는 경험ㆍ지능ㆍ직관ㆍ학문ㆍ기술ㆍ예술ㆍ용기ㆍ힘 그리고 희망이 있다. 전 세계를 뒤덮은 거대한 자본의 논리와 시스템은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지만, 분명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이겨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2009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9’을 주목하는 이유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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