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9~10월 계단식 상승장 펼쳐질 것"

2009-09-03 08:15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작년 11월 900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했던 코스피가 10개월 넘는 상승세를 지속, 1600선에 진입했다. 작년 11월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0.88배와 7.4배로 현저한 저평가 상태를 보였다. 이처럼 가격매력이 높아진 점이 최근까지 상승을 이끄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물론 최근 시장 PBR은 주가 급등으로 1.4배까지 올랐다. 이 점은 자산가치 기준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 이후 최근까지 지수가 80% 이상 상승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근래에는 주식형 수익증권 중심의 국내 증시 유동성 위축가능성, 중국 주식시장의 가파른 지수 조정 등으로 숨고르기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고평가 우려는 수익가치 개선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PBR을 끌어올린 주요 업종이 자동차와 반도체를 비롯한 IT였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순자산가치가 작년 말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 자산가치 기준 밸류에이션 부담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작년 말 기준 176조2000억원이었던 일반법인의 상장주식 보유규모가 8월말 현재 231조원으로 급증한 결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근래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외국인 수급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는 가운데 국내유동성은 우려와 달리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은 우리나라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회복되는 국면과 미국의 소비심리지표인 소비자신뢰지수가 빠르게 개선되는 국면에서는 우리증시에 대해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그런데 7월 현재 우리나라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각각 96.3과 60선 아래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다만 중국 증시의 하락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회복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 반전, 잉여유동성 개선,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으로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우리 증시에 우호적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급감하고 있지만, 세후 수익성은 작년 4분기에 바닥을 확인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기업의 임금 및 이자관련 비용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이러한 추세는 적어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월에 있을 국내외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경우 중단기적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방향성은 회복되는 추세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 증시는 위기 때마다 한국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 이하에서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예외 없이 강세를 연출했다. 7월 현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6.3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동 지표가 100선에 진입하는 시점은 10~11월쯤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증시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기준치를 회복할 10~11월까지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10월까지는 '점진적인 계단식 상승 기조'가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양호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가 예상되며, 순이익은 2007년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연간 지수 목표치는 2007년 수준을 기대하기는 힘들어도 현재 지수인 1600포인트 이상은 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IBK투자증권이 두 달 전인 6월 말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로 1750을 제시했는데 이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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