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 이신바예바 5m06 넘어 세계신기록

2009-08-29 10:04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참담한 추락을 경험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7.러시아)가 다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부활을 알렸다.

이신바예바는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레치그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골든리그 5차 시리즈 '벨트클라세 취리히'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5m06에 걸린 바를 뛰어넘어 지난해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5m05)을 1㎝ 끌어올렸다.

지난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단 한 번도 바를 넘지 못해 아예 순위에도 들지 못한 채 좌절했던 이신바예바는 불과 11일 만에 세계기록을 작성함으로써 베를린의 악몽을 말끔히 털어냈다.

이신바예바는 이로써 통산 27번째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실외대회 기록으로는 15번째.

세계대회에서 4m75와 4m80에 연거푸 실패했던 이신바예바는 이날 4m71에 바를 올려놓고 1차 시기에서 가뿐히 성공한 다음 4m81도 가볍게 넘었다.

이신바예바는 이어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채 5m06의 세계기록에 높이를 맞춘 뒤 힘찬 비상으로 1차 시도에서 새 기록을 만들어냈다.

세계대회에서 이신바예바를 눌렀던 안나 로고프스카(폴란드)는 4m86에 실패하면서 4m76에 그쳤다.

이신바예바는 "참패 직후 세계기록을 세우다니 믿을 수 없다"면서 "베를린 패배의 원인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자만심이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자책했던 이신바예바는 "누구나 질 수 있다고 격려해준 사람들이 있다"며 비탈리 페트로프 코치 등에게 감사를 전했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는 이날 남자 100m에서 9초81에 결승선을 끊어 자메이카 대표팀 선배 아사파 파월(9초88)을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볼트는 출발이 가장 늦어 80m 지점까지 파월에 뒤졌지만 막판 20m에서 대단한 스퍼트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기록은 세계기록(9초58)에는 모자랐지만 올 시즌 5위였다. 하지만 볼트는 "썩 좋지 못한 레이스였다. 출발선에서 내 몸은 앉아있었다"며 스스로 불만을 표시했다.

자메이카는 남자 400m 계주에서 37초70으로 미국(37초73)을 100분의 3초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여자 100m에서는 세계대회 3위 카멜리타 지터(미국)가 금메달리스트 셸리 안 프레이저(자메이카)에게 설욕했다.

남녀 400m 라숀 메리트(미국)와 사냐 리처즈(미국), 장거리 지존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 등 세계대회 우승자 8명이 이날도 1위를 자치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