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펀드, 너무 올랐나

2009-08-24 15:08

원자재펀드가 급격한 상승으로 과열 우려를 낳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원자재 가격이 연초 이후 가파르게 치솟았지만 실제 수요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어서다.

24일 제로인에 따르면 13~19일 해외주식형펀드는 1037억원 순유출을 나타냈으나 전체 섹터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원자재펀드만 설정원본을 141억원 늘렸다.

지역별로도 대부분 지역에서 돈이 빠져나갔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로 러시아펀드(86억원)와 브라질펀드(20억원)는 순유입을 나타냈다.

여전히 원자재펀드에 대한 매력이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이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 연초 이후 수익률을 주요 자산별로 비교해보면 원유가 64.3%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코스피(40.6%)와 상품지수(15.1%), 금ㆍ은(9.5%), 농산물(-6.0%)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오대정 대우증권 웰스매니지먼트리서치파트장은 "디플레이션이나 L자형 장기침체와 같은 극단적 상황이 없다는 전제하에 원자재 투자는 여전히 유망하다"면서도 "부진한 현재 실물수요와 긍정적 미래 전망 간 괴리가 커지면서 원자재 가격도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유가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에 대해 가장 높은 민감도를 보여 왔다"며 "과거 경기저점 이후 원자재 가격은 원유, 금, 상품지수, 농산물 순으로 높은 반등폭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원자재펀드를 신규매수한다면 연말까지 균등 분할매수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가격이 급락할 경우 남은 원자재 투자 예정액을 전액 집행해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반면 기존투자자는 단기적 대응보다는 기존 투자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입장이다.

안정성에 비중을 둔 원자재펀드로는 천연자원펀드가 제시됐고 수익성을 우선하는 상품으론 원유ㆍ러시아펀드가 꼽혔다.

백지애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원자재펀드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게 유효하다"며 "상품가격보다 펀드유형에 따른 성과가 크게 반영된다는 점에 주의하라"고 전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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