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 서거) "권력의 회유·설득에도 한번도 굴한적 없었다"

2009-08-23 18:21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시민들에게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당부했다.

이 여사는 23일 서울국립현충원으로 향하는 도중, 서울 시청에 들러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평소에 강조하던 '행동하는 양심'이 "고인의 유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제 남편은 일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고통을 겪었다"며 "많은 오해 속에서도 오로지 인권과 남북의 화해 협력을 이룩해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권력의 회유와 설득도 있었으나 한번도 굴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입원기간과 국장 기간에 보여준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감사했다.

연설을 위해 단을 오르내릴 때에는 주변 시민들에게 연신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여사의 연설이 끝난 후 서울 광장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고인의 추모곡인 '당신은 우리입니다' 등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국민추도문화제가 열린 서울시청 주변은 만장과 노란색 풍선이 만발해 있었다.

앞서 3시20분쯤 국회 영결식장을 벗어난 운구행렬은 대형 태극기를 선두로 영정차량 등의 순서로 서강대교 ~ 동교동 사저로 향했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동교동 사저와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은 그야말로 민주주의 역사의 현장이다.

손자 김종대 군이 든 영정을 든 채 1층 서재와 응접실, 식당, 2층 투석치료실 등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삶의 자취가 깃든 집안 곳곳을 둘러봤다.

특히 서재에는 김 전 대통령 책상과 책꽂이가 놓여 있었고, 벽 한편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로 적은 '윤집궐중(允執厥中)' 휘호가 보였다. 

그 뜻은 '진실로 그 가운데를 취하라'이다. 

최경환 비서관은 "이번에 공개하는 동교동 사저의 2층 대통령 서재는 언론에 처음 공개하는 곳"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사적인 생활과 그분의 평소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라고 설명했다.

서재와 책꽂이를 사이를 두고 있는 투석 치료실은 고인이 생전 일주일에 월수금 3차례 5시간씩 심장 투석을 받았던 장소이다.

영정은 이어 김대중 도서관로 향해 도서관 김 전 대통령의 개인 집무실이 있는 5층을 돌아 나왔다.

영정이 도서관을 떠날 때 안숙선 명창은 이희호 여사가 고인에게 쓴 마지막 편지 내용으로 만든 추모창을 공연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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