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이 염증성 장질환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의 대장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한 아일랜드 코크 의대 이먼 퀴글리 교수와 파스퇴르 연구소 브루노 포트 박사 등은 유산균이 대장질환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에 의해 대장질환 발생이 급증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40~50대 성인남성의 대장질환 발병률이 높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향후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이번 연구결과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날 이먼 퀴글리 교수는 “유산균은 대장염의 발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장염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유산균을 투여한 결과, 대장 조직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지표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정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더스와 같은 유산균은 염증성 장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재발을 억제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유산균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인 복통, 복부팽만감, 배변 시 불편감 등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브루노 포트 박사는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이 장관 면역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포트 박사는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세균과 면역체계와의 상호작용이 부적절하게 일어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특정 유산균은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체계를 제어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유도하여 대장염의 발병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산균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적절한 유산균주를 선발하고 그 효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주성 서울대 의대 교수는 유산균이 함유된 발효유를 가지고 과민성 대장질환의 개선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시험은 최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있는 한국인 성인 73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진행됐으며 락토바실러스 HY7801,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 HY7401,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HY8004 균주를 포함한 유산균발효유를 음용토록 했다.

실험결과 발효유를 섭취한 참가자들은 8주 후부터 복통, 복부 팽만감, 배변 시 불편감과 같은 증상이 위약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개선되었으며(p=0.022), 특히 배변 시 불편감이 효과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p=0.031)

이 밖에 일본 게이오 의대 토시후미 히비 교수는 ‘대장질환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한편, 이 행사를 협찬한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서는 대장 내 염증과 용종을 발생시킨 생쥐에 유산균과 천연물 등을 함유한 유산균발효유를 투여하는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대장 내 염증.유해효소.발암효소 등의 생성이 억제됐으며 유산균발효유를 먹인 쥐가 먹이지 않은 쥐에 비해 용종 발생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심포지엄은 대한보건협회(회장:이승욱)가 주최하는 건강관련 학술행사로 지난 1979년부터 2년에 한번씩 개최되고 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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