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뚝심' 빛을 발하다
2009-08-17 09:25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결국 현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 후,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공동보도문을 17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공동보도문은 △금강산관공 재개 및 관광객 신변보장 △군사분계선 육로통행 제한 해제 △개성공단 활성화 △백두산관광 개시 △올 추석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교류사업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은 이른 시간 안에 금강산 및 개성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백두산관광 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현 회장의 뚝심과 열정이 없었다면 이런 성과를 북측으로부터 끌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현대그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또한 현 회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서 대북사업 중단으로 어려움에 빠져있던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을 구했을 뿐 아니라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숨통을 틔웠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만약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번 방북은 성과는 상당 부분 축소됐을 것"이라며 "현 회장의 대북사업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강조했다.
이런 현 회장의 뚝심과 인내의 리더십은 그녀가 경영일선에 나서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고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세 자녀를 둔 주부에서 현대그룹 총수로 변신한 현 회장은 취임 후 ‘시숙부의 난’ ‘시동생의 난’ 등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에서 경영권을 지켜냈다. 또한 적자에 허덕이던 현대그룹을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현대그룹은 매출 12조7800억원, 영업이익 7600억원을 달성하며 현 회장 취임 후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숙원이 담긴 대북사업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대북 사업을 주도하는 현대아산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흑자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현 회장이 직접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백두산 관광, 개성 관광, 비로봉 관광 등을 약속 받았다.
아울러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현대 건설 인수와 북방사업에도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006년부터 태스크 포스(TF)팀을 조직해 현대 건설의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자금동원력, 그룹차원의 시너지 효과, 고용 승계 등에서 (현대그룹이) 유리한 위치"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현 회장은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가운데 73위에 올랐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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