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玄 회동, 개성·금강산 관광재개 등 대화 추정..남북관계 '초관심'

2009-08-16 22:1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6일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회동함에 따라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결국면이던 북미관계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지난 4일 회동을 계기로 변화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는 것처럼 현정은-김정일 회동이 18개월 가까이 경색일로를 걸어온 남북관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현 회장은 현대아산 소속 억류 근로자 유성진씨가 지난 13일 136일만에 석방된데 대해 일정한 사의를 표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고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작년 북한이 취한 '12.1 조치'의 일환으로 중단된 개성관광 재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

금강산.개성관광은 현대아산의 주력사업이기 때문에 현대그룹의 수뇌인 현 회장이 이번 방북을 계기로 어떤 형태로든 재개를 위한 실마리를 마련하려 했을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박왕자씨 사건 직후 우리 정부의 결정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북한 당국이 이미 박왕자씨 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 적이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다시 유감 표명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남측과 관광 재개를 위한 제반 문제를 협의할 용의를 피력했을 수는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김 위원장이 작년 11월말 북한이 스스로 중단한 개성관광을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이 남북관계의 1단계 차단조치로 규정한 `12.1조치'의 일부를 철회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하나의 관심거리는 현대아산이 관여하는 사업 외에 다른 남북관계 전반의 현안과 관련, 현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전했고 그에 김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했을지다.

비록 정부는 북한에 제공할 '인센티브'를 담은 메시지를 현 회장에게 건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 회장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현안을 적극 풀어나가자는 메시지를 북에 전달한다는 복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통해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구상을 밝혔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담은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로 표출된 우리 정부의 현 단계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이 현 회장을 통해 전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이 증정한 선물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현대그룹의 선임자들에 대하여 감회깊이 추억하시면서 동포애정 넘치는 따뜻한 담화를 했다"고만 보도하고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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