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방북, 日 전문가 시각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북한 방문에 대해 일본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6자 회담 복귀와 북미 직접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시즈오카(靜岡) 현립대학의 히라이와 순지(平岩俊司) 교수(현대조선론)는 5일 아사히 신문을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으로 일본으로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말고 비핵화를 진전시켜야하며 6자회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미국이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라이와 교수는 "빌 클린턴의 방북은 미국으로서도 북한을 완전히 궁지에 몰지않고 대화의 장에 끌어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오바마 정부의 대북 외교는 그동안 엉거주춤했으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클린턴의 방문을 수용한 것은 미국과의 교섭을 통해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개선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라면서 "지난 94년 북한을 방문한 카터 전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던 점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 직속의 방위연구소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총괄연구원은 요미우리 신문에서 "기자 석방외에 핵 문제에 대한 협의도 있었을 것이며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휴전상태에서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다케사다 연구원은 이어 "북한은 그동안 대포동2호 발사와 핵실험 등을 통해 미국과 대등한 협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판단했을 것이며 김정일의 건강문제를 고려해서 시간을 활용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체제보장을 노리는 북한으로서는 6자회담이 거추장스러울 수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 중국을 돌려놓고 미국과 협상을 한다는 것은 쉽지않다"면서 다만 "북미 교섭의 길이 트이면 6자회담은 북미 협상의 윤활유적 존재로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시즈오가 현립대 교수(국제관계론)도 요미우리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기자 2명의 석방을 위한 것이지만 당연히 북한과 핵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서는 6자회담과 관련 북한에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북미 직접 협상도 할수 있다는 말을 꺼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클린턴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두 나라간 교섭의 스타트 라인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