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90% "지방투자, 아직은 시기상조"

2009-08-05 10:58

10개 기업 중 9곳이 경기 침체와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지방 투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전국 3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지방투자 저해요인과 개선과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3.7%가 향후 3년간 지방투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계획은 물론 관심도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무려 62.6%에 달했다. '투자 계획은 있으나 실행여부는 미정'은 21.1%, '투자 계획은 없지만 관심은 있다'는 10%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현재 투자계획이 있으며 계획대로 실행할 것'이라는 응답은 6.3%에 불과해, 대다수 기업이 지방에 신규 투자계획을 세우거나 계획된 투자를 실행하는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기업이 지방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확신하기 어려운데다 선진국 경제, 환율 및 원자재 가격 등 대외적 요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1년 이내 계획했던 투자가 무산되거나 지연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그 주된 원인으로 경기침체와 환율변동 등과 같은 외부요인(51.4%)을 1순위로 꼽았다. 뒤이어 자금조달 애로와 경영방침 변동 등과 같은 내부경영환경 요인(40.5%), 기반시설미비와 각종 규제 등에 따른 지역여건 및 정책적요인(5.4%) 등의 순이었다.

또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체감하는 투자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투자 여건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업의 64.9%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개선되고 있기는 하나 아직 미흡하다'는 응답도 30.9%에 달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지역발전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으로는 △지방투자에 대한 세제감면, 자금지원 등의 인센티브 확대(40.4%) △저렴한 산업용지 공급확대(16.2%) △기업투자관련 규제개선과 행정절차 간소화(15.2%)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의지 및 협조(12.5%) △도로 및 유통물류시설 등 인프라 확충(7.5%) △인력양성 및 저렴한 인력확보 지원(4.1%) 등을 꼽았다.  

상의 관계자는 "경기부진에 따른 매출감소와 자금난 악화, 대외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최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환경이 취약한 지방으로의 투자가 확대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지방에 대한 투자를 보다 강력하게 유인하기 위해서는 자금 및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등 지원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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