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형제 소송논란 핵심은 `공동경영'

2009-08-04 16:12


한동안 잠잠했던 박찬구 전 회장이 새 회장 체제에 반격함에 따라 형제간 다툼이 수면위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공동경영 합의문'을 누가 먼저 어겼는지가 핵심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4일 그룹에 따르면 고 박인천 창업주 이후 박성용.정구.삼구.찬구 4형제는 총 10여 개의 조항의 공동경영 합의문을 작성, 이를 어기면 벌칙까지 규정한 계약서 형태를 띠고 있다.

1조는 '4가계가 금호그룹에 4분의 1씩 균등 출자, 공동으로 경영한다'는 공동경영의 원칙이 명시됐다. 2조에는 '4가계가 그룹을 분할하거나 해체할 수 없다'며 그룹의 계열 분리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또 그룹에 참여하면 금호아시아나 외의 타기업 경영에 참여하거나 투자할 수 없도록 하고 이와 함께 별도의 개인 기업도 소유할 수 없도록 했다.

벌칙까지 규정돼, 이 같은 원칙을 어겼을 경우에는 '그룹경영에 참여할 수 없고,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못박았다.

원칙은 있지만 누가 이를 어겼는지는 상반된다. 우선 그룹 측은 박찬구 전 회장이 균등했던 지분을 형제들의 동의 없이 임의로 깼다고 주장하고 있다.

4가계가 똑같이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각 6.11%, 10.01% 갖고 있었는데, 지난 6월 박 전 회장 부자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화 지분을 사들여 '균등 출자'를 깼다는 것이다.

박 전 회장은 그러나 그룹 측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맞받았다.

박삼구 명예회장이 공동경영의 약속을 무시하고 그룹의 경영권을 혼자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독단적으로 행사해 그룹 전체에 엄청난 위기를 초래했다며 그 책임을 형에게 돌렸다.

금호석화 주식 추가 취득에 대해서도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금호석화에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결단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이 공동경영 원칙 위반 책임과 대표이사 해임 무효에 대한 가처분 신청 및 소송 준비에 들어가고, 그룹 측의 맞대응이 예상되면서 금호가(家)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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