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2차전지 전쟁중…한국 선도국가 될 수 있나?
2009-08-02 15:39
화석연료의 고갈, 환경규제 강화,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가 야기되면서 산업전반의 패러다임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충전을 통해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차전지는 점차 고용량∙저가격∙고효율화가 진행되면서 친환경자동차 산업 뿐만 아니라 21세기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EU, 일본 등 세계 각국 정부는 2차전지 기술개발을 위한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 혼다 독일의 BMW, 한국의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뿐 아니라 파나소닉, 히타치, 삼성SDI, LG화학, IBM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2차전지’ 개발을 둘러싸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차전지도 원료에 따라 니켈-수소, 리튬-이온, 리튬-공기 2차전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현 시점에서 개발 및 상용화가 가장 활발한 것은 리튬-이온 2차전지다. 전기 충전량 및 출력량 측면에서 니켈-수소 2차전지보다 진일보했기 때문이다.
리튬-공기 2차전지는 개발수준이 아직 상용화 단계까지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앞으로 리튬-이온 2차전지를 대체해 나갈 차세대 2차전지로 부각되고 있을 뿐이다.
세계 리튬 2차전지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약 14.0%씩 성장해 오는 2015년에는 약 22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이브리드카 등 수송용에 쓰일 리튬 2차전지는 연평균 47.6%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세계 최초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아반테∙포르테 LPi하이브리드카를 출시했다.
내년에는 가솔린을 연료로 하는 풀 하이브리드방식의 쏘나타급 하이브리드카도 출시할 예정이다.
2013년에는 가정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고, 인근 거리는 전기동력만으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이미 지난 ‘97년에 가솔린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배터리는 니켈-수소 2차전지를 이용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당초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개발상의 문제로 탑재시기를 2010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일본이 하이브리드카 기술력에서 우리보다 약 10년이상 앞섰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아직 갈길은 멀었지만, 우리나라도 친환경자동차 개발수준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카 개발의 야전사령관을 맡고 있는 이기상 상무(하이브리드개발실장)는 “일본의 하이브리드카 개발 역사가 우리보다 오랜된 건 사실이지만,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성급하다”며 “전자나 조선, 철강이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일본을 추월했듯이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도 조만간 일본을 앞서는 결실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2차전지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술혁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임태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친환경 자동차용 2차전지의 최대 과제인 고효율, 안전성, 저가격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요 소재의 국산화 및 기반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처럼 향후 자동차용 전지수요가 대폭 증가하면 핵심자원인 ‘리튬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것에 대비해 리튬을 사전에 확보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이밖에도 자동차용으로 수명을 다한 전지를 가정용 축전시스템에 재활용하는 등 2차전지의 시장형성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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