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정국구상 '휴가보따리'는?
靑-정치권 개각.개편 단행 예상...시기.폭 놓고 '설왕설래'
이명박 대통령이 3일부터 나흘간의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내놓을 정국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3일부터 6일까지 국내 한 휴양지에서 테니스와 독서 등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하반기 정국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뒤 일주일에서 열흘 내로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폭과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개각 및 청와대 개편의 범위와 관련해선 소폭이 될 것이란 설과 중폭 이상이 될 것이란 설이 엇갈리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개각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생각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꼭 필요한 자리만 필요한 시기에 바꾼다는 게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라고 말했다.
개각이 소폭이 될 것이라고 보는 측에서는 인사 청문회도 큰 정치적 부담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내각에서는 이미 사의를 밝힌 법무 장관을 포함해 3~4개 부처만 장관을 교체하고, 청와대 수석 비서관도 일부만 바꾸는 선에서 개편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중폭 이상이 될 것으로 보는 쪽에서는 이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에 국정 드라이브를 걸고자 최대한 많은 자리에 추진력있는 인물을 기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무장관 신설 등 내각과 청와대 조직의 일부 개편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중폭 이상으로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고 조직도 손질할 경우 개편 시기가 8월 말 정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로 볼 때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은 8.15 광복절 이전에는 하기 힘들 것 같다"며 "장관과 수석 비서관이 중폭 이상으로 바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소폭이든, 중폭 이상을 예상하든 모두 교체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은 국무총리가 누가 되느냐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총리를 바꿀지, 유임할지에 대해 일단 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만 다음 수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화합 카드로 '충청권 총리론'이 나돌고 있지만 정치적 발상이라는 점과 현실적 제약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오히려 경색된 정국을 풀어낼 방안으로 야당이 반대하지 않는 신선한 인물이면서 도덕성과 정책 추진력을 완벽하게 겸비한 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8.15 광복절 경축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도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의 요지는 이념, 계층, 지역을 넘어서 국민 통합을 당부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주요 관심사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는 게 청와대측의 전언이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