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수면가스' 진압 '진위 공방'

2009-07-19 21:34

 

-노 "계획 드러난 것" 사 "루머, 사실 아니다"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직원들 사이에 수면가스를 이용한 노조 진압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노사간 진위 공방이 벌어졌다.

'수면가스 진압설'은 일부 언론이 최근 쌍용차 사측이 내부 이메일에서 '야간에 수면가스를 살포해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 측과 경찰은 '수면가스 진압설'에 대해 직원들 간에 떠도는 여러가지 추측성 루머 가운데 하나로 일부 직원의 개인적 차원의 아이디어일 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 '수면가스 살포' 진압 = 일부 언론은 17∼18일 쌍용차 임원 명의로 지난 9일과 11일 특정부서 직원 9명에게 사내 이메일을 통해 평택공장 도장공장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는 노조원들을 진압하는 강경책과 회유책을 담은 대응방안이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이 메일에는 '야음을 틈타 수면가스 살포 후 파업자 수면 상태에서 진압해 희생을 최소화한다. 다만, 사회적인 여론과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또 야간에 1시간 간격으로 경찰 헬기를 띄워 노조원 수면을 방해하고 부모 건강이 위독하다고 알려 노조원을 외부로 탈출시킨 뒤 체포한다거나 뉴라이트 등 우익단체를 활용해 대국민 홍보활동을 한다는 방안도 담고 있다.

◇ '엇갈린' 공방 = 노사 주장은 크게 엇갈린다.

사 측 일부 직원들 사이에 떠돌던 근거없는 루머가 공개된 것인지, 노조가 사 측을 비난하기 위해 사측 임원의 이메일 명의를 도용해 언론에 유포한 것인지가 양쪽 주장의 핵심이다.

노조는 구체적으로 위험천만한 도장공장에 대해 사 측이 폭력적인 강제진압을 계획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입만 열면 '대화'를 얘기하는 사 측이 뒤에서 수면가스 살포와 살인적 진압을 계획하고 있었던 게 드러난 것"이라며 "비인간적인 파업파괴 행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도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면가스 살포계획은 20일 공권력이 투입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나서 공개돼 우려가 더하다. 경찰과 사 측은 강경진압 계획을 중단하고,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회사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면가스 진압계획은 생전 처음 듣는 얘기고 시위 진압에 쓴 전례도 없다. 전쟁하는 것도 아니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수면가스 진압'을 일축했다.

사 측 역시 "노조 측이 오히려 직원 이메일을 불법 검열해 언론에 유포한 것이고 (메일에 언급된) 일부 극단적인 방법은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없는 개인 발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정무영 쌍용차 홍보부장은 "회사가 수면가스 살포를 지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직원들 내부에서 일부 개인적 차원의 아이디어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으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다./연합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