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다각화…'통합·통제' 전제 돼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 아웃소싱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 기업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기기보다는 중요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외부 업체에 맡기고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웃소싱 분야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통합 및 통제 시스템의 부재로 발생하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지적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언스트앤영(E&Y)이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경기침체 대응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4분의 1이 비용 절감을 위해 아웃소싱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웃소싱에 나선 기업 가운데 아웃소싱이 효과적이라고 답한 기업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기업들 사이에는 특히 정보기술(IT) 부문을 아웃소싱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것도 하나의 업무를 한 업체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잘게 나눠 여러 업체와 다중 계약을 맺는 식이다. 업무 부담과 위험을 덜어보자는 취지다.
영국 경영컨설팅업체 PA컨설팅의 조나단 쿠퍼-바그날은 "기업들은 하나의 아웃소싱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고 복잡하게 이를 여러 개로 나눠 이웃소싱의 다각화를 추진하려 한다"며 "이들은 아웃소싱의 다각화가 만병통치약과 같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진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기술부문 수석 부사장을 지낸 로빈 배럿도 "아웃소싱의 다각화는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기업들이 자주 범하게 되는 실수는 아웃소싱 거래가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복잡한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아웃소싱 다각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업들의 통제가 미흡하다는 점을 꼽았다. PA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84%가 아웃소싱 서비스를 통제하는 모델을 따로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럿은 "기업들은 거래하고 있는 아웃소싱업체를 감독하기 위한 내부 통찰력과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웃소싱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이들의 네트워크를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쿠퍼-바그날 역시 기업들이 아웃소싱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통합'과 '통제'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수의 공급업체와 아웃소싱 계약을 맺게 되면 각 업체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 통합에 문제가 생긴다"며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쿠퍼-바그날은 합리적인 통제는 아웃소싱 업체들과의 의사소통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아웃소싱 다각화를 추진하려면 투자가 필요한 만큼 투자자들이 아웃소싱업체의 전문성이나 네트워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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