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환경단체 '대규모 준설·보 건설' 생태계 오염 우려 사업 폐기 촉구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임기 내 한반도 대운하 건설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수질 개선을 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권과 환경단체 등이 4대강 사업의 타당성을 여전히 문제 삼고 있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연설을 통해 “대운하의 핵심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서는 그걸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제 믿음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되어 국론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쇠고기 파동 당시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대운하는)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조건부 포기’ 의사를 밝힌 지 1년여만에 대운하 포기선언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운하를 대체해 추진했던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의 대운하 포기선언이 소모적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 4대강 사업을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돼서다.

이 대통령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강을 이대로 둘 수는 결코 없다”며 “잠실과 김포에 보를 세우고 수량을 늘리고 오염원을 차단하고, 강 주변을 정비하면서 지금의 한강이 된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지난 8일 이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정부도 총22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의 하천을 생명력 있는 강으로 바꾸겠다고 의지를 다진 상태다.

그러나 야권과 환경단체 등은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로 하천생태계가 오염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4대강 살리기 예산 중 위장된 대운하사업으로 의심된 예산을 삭감해 그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환경영향 평가도, 주민설명회도 생략한 채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4대강 정비사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5억7000만㎥ 규모의 준설과 20여개의 보 건설”이라며 “대운하를 포기하려면 준설과 보 계획이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녹색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 “22조2000억원이 넘는 돈이 쓰이는 4대강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추진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4대강 사업은 바닥을 바르고 물고기를 풀어놓은 인공어항인 청계천과 비교할 사업이 아니다. 즉각 사업 폐기를 요청한다”고 성토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