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가 주요 교역 상대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모두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데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08년중 지역별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대 중동 경상수지적자는 675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대 중동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2007년에 비해 225억6천만달러 늘어났다. 경상수지 가운데 원유 수입액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의 적자 규모가 221억2천만달러 증가한 게 원인이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국제유가가 두바이산 기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원유 수입액이 급증해 적자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일본을 제외한 주요 교역 상대국에서는 2007년과 마찬가지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대 동남아 경상수지는 흑자는 전년 대비 46억5천만달러 증가한 231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대 미국 경상수지 흑자도 17억8천만달러 증가한 116억3천만달러였다.

대 중국 경상수지 흑자는 6억1천만달러 감소한 210억1천만달러, 대 EU 경상수지 흑자는 44억9천만 달러 감소한 116억9천만달러였다.

대 일본 적자 규모는 35억 달러 줄어든 253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으로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덕이었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액과 파생금융상품 관련 지급액이 늘면서 미국과 EU 지역을 중심으로 자본수지가 순유출을 나타냈다.

특히 EU의 경우 2007년 405억5천만달러 순유입에서 93억9천만달러 순유출로 반전됐다. 미국은 2007년에 비해 유출 폭은 줄었지만 역시 169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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