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을 이용해 시멘트를 제조하는 시멘트 소성로(燒成爐)에 대한 시설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소성로 10개 중 9개는 폐기물 처리기준도 필요없는 재활용시설로만 신고된 채 운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6일 국회의 감사청구에 따라 올해 1-3월 `시멘트 유해성 및 소성로 폐기물 반입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시멘트 원료와 연료를 한데 넣어 시멘트를 생산하는 시멘트 소성로에 대한 성능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폐기물을 이용해 시멘트를 만드는 소성로는 총 46개로, 이 중 폐기물 처리시설로 승인받은 소성로는 10% 미만인 4개에 그쳤다.

나머지 42개 소성로는 폐기물 처리시설 승인없이 신고만 했거나, 아예 재활용시설로만 신고한 채 폐기물을 처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시설은 설치, 관리, 검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엄격한 기준 규정이 있지만 재활용시설은 이러한 규정 없이 신고만 하면 손쉽게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상에 다른 사업장의 폐기물을 재활용해 시멘트 등으로 제조하는 소성로일 경우 폐기물 처리시설이 아닌, 재활용 시설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감사원은 “폐기물 재활용 시멘트 제조에는 고로슬래그(철광석을 용광로에서 제절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부산물), 폐주물사(주물공정에서 형틀을 만드는데 사용한 후 폐기되는 모래류), 석탄재,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폐유 등 다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비중이 98%에 달한다”며 "환경부는 시멘트 소성로를 폐기물 처리시설로 설치 승인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어 “대부분의 소성로가 폐기물 처리시설로 승인받지 않은 채 가동되기 때문에 폐기물의 종류와 처리량 뿐 아니라 폐기물의 적정 처리 여부도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폐기물을 처리할 때는 재활용 신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폐기물 처리시설로 설치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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