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생보업계..민원도 급증
2009-06-16 09:16
생명보험사들이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로 해약이 증가하고 투자수익이 크게 감소하는 등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영업을 펼치면서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지난해 보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조5천57억원(61.1%), 투자 이익은 1조3천700억원(11.0%) 감소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이 6.8%포인트나 낮아진 2.7%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원에 접수된 생명보험 관련 상담이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5.9% 급증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73조6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2.0% 줄었다. 이 같은 수입보험료는 감소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4.6%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2001년에도 수입보험료가 감소했지만 이는 과세 제도의 변경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신계약 첫 회 보험료 규모가 6조7천억원으로 3조원(37.3%) 감소했으며 이 중 변액보험은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첫 회 보험료가 5조원에서 1조8천억원으로 62.8% 줄었다.
반면, 해약률은 상승했다. 일반 계정 가입자의 보험가입금액 기준 해약률은 12.4%로 전년보다 2.1%포인트 높아졌으며 그 중에 비교적 안정적인 종신보험 해약률도 13.6%로 3.4%포인트 올라갔다.
보험영업 이익은 1조5천949억원으로 전년보다 61.1% 감소했는데 이는 해약환급금이 2조7천355억원(13.1%)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또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 이익은 11조1천19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1.0% 줄었다.
◇ "고금리 계약 해지하세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모 생보사 설계사로부터 2년6개월 전에 가입한 저축성보험을 해지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저축성 보험은 큰 돈이 되지 않으니 지금이라도 빨리 다른 좋은 상품, 즉 종신보험으로 갈아타라는 것이었다.
이씨가 가입한 상품은 월 5만 원씩 15년간 납입하고 15년간 거치하면 시중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최저 4.0%의 금리를 적용해 주는 것이다. 최근에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상품의 최저 금리가 2.0∼2.5%인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고금리다.
그는 처음에는 설계사의 말을 따르려다가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지금 해약하면 몇십만 원을 날리게 될 뿐 아니라 이런 저금리 시대에는 연 4% 금리 상품도 찾기 어렵다는 생각에 유지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이 2년여간 지속되면 해약하더라도 보험사에서 설계사에게 거의 수당을 환수하지 않고, 종신보험에 가입시키면 비교적 많은 수당을 받기 때문에 그런 권유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얼마 전 모 생보사로부터 보험 가입 권유 전화를 받았다. 과거에 가입을 하려다 취소했던 적이 있는데 다시 가입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무려 5년 전 기록이 영업에 활용되는 것이 불쾌해 확인한 결과 계약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에는 회사에서 기록을 보관할 수는 있지만 영업에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전화를 한 곳은 자신이 과거에 상담했던 모 카드업체 제휴 대리점도 아닌 다른 곳이었다.
해당 회사 측에서는 직원이 과거 기록에 대해 언급한 것은 잘못이라고 사과했지만 계약 취소자들의 기록을 토대로 영업을 한 것이라고 부인하고 기록이 어떤 경로를 거쳐 유통됐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생명보험 관련 상담 건수는 2천22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5.9% 증가했다. 생보 관련 상담은 2006년 같은 기간 2천106건에서 2007년 2천92건, 2008년 1천528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서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문별로 보장성보험이 1천513건으로 61.8% 늘었고 연금보험(193건, 46.2%)과 저축성보험 (269건, 20.1%)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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