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국내 방산사업 새 역사 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국내 최초 잠수함 사업 수주에 나서며 국내 방위산업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7일 대우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법인(법인장 이승훈)은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잠수함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번 사업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1400t급 잠수함 장보고(Ungraded Changbogo Class) 2척을 인도네시아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 잠수함은 대당 3억5000만 달러로 총 사업 규모는 소형 자동차 7만여대 수출과 맞먹는 7억 달러(약 8750억원)다. 성사될 경우 한국방위산업의 위상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대형사업이다.
게다가 1억 달러 음양탐지장치와 1억5000만 달러의 전투장비를 탐재할 경우, 사업 규모는 총 12억 달러(약 1조5000억원)로 늘어난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1400t급 잠수함 '장보고'(Ungraded Changbogo Class) |
이승훈 지사장은 “이 사업에 현재 한국·러시아·독일·프랑스 4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나 한국이 여러가지 조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경쟁자는 러시아. 러시아는 잠수함 가격이 싼데다, 미국-인니 사이의 정치적 갈등으로 정치적 어부지리 효과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는 이번 사업 수주를 위해 10억 달러의 차관을 약속키도 했다.
하지만 한국 역시 근접성, 양국간 친밀도, 기존의 많은 거래경험을 갖고 있어 성사 기대감이 크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측에 5~10년 분할 납입하는 연불금융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술이전, 현지생산, 대응구매 등도 지원해 온 바 있다.
이승훈 대우인터 자카르타 지사장 |
자카르타 지사는 이번 수주전 이전에 지난 2004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이미 총 1억3500만 달러 규모의 잠수함 창정비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잠수함 창정비란 잠수함 장비를 교체하고, 내부를 정비하는 작업이다.
그 밖에도 지사는 지난 1990년대부터 인도네시아 국방부에 공군 훈련기(KT-1B), 다목적상륙함(LPD), 장갑차 사업을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약 5억3000만 달러 규모의 실적을 기록해 왔다.
한편 국내 방위산업은 1970년대 군화, 군복 등을 아프리카 등지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1980년대에는 K2 총기, 탄약, 1990년대에는 K200 장갑차, 호위함, 2000년대에는 잠수함 창정비, 탱크, 자주포 등을 수출해 왔다.
여기에 이번 잠수함 사업마저 수주하게 되면, 기술·규모 측면에서 세계 주요 방산국가 대열에 합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지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은 3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한국 유일의 방산수출 전문 조직”이라며 “잠수함 수주 뿐 아니라 향후 T-50 등 탱크 등 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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