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문정국 ‘동상이몽’…6월국회 표류 예고
2009-06-02 15:40
여야 모두 조문정국에 따른 부담과 당 쇄신에 각종 변수가 예상되면서 6월 임시국회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지도부 사퇴론이 불거진 한나라당은 6월 국회에서 민주당의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박근혜 역할론’ 등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도 ‘조문정국’ 여파를 최대한 활용해 6월 국회에서 한나라당을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복안이다.
한나라당 쇄신특위는 2일 재보선 참패와 조문정국에 따른 민심을 수습키 위해선 현 지도부 사퇴와 조기 전대 개최가 불가피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특히 쇄신특위 원희룡 위원장은 이날 “사즉생의 각오로 철저한 쇄신만이 국민신뢰 회복, 이명박 정부의 힘 있는 국정운영, 국민통합의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합과 탕평을 강조, 이후 ‘친박계 역할론 부각’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당에선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순조로운 통과와 현 박희태 지도부의 유지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여의도 실세’인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 힘을 실어주길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집권 후 수많은 위기를 맞았으나 조문정국 이후 상황은 절정에 이르고 있다”며 “박 전 대표도 법안전쟁 등에서 분위기를 바꾼 전적이 있는 만큼 당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은 부정적이다. 안상수-김성조 원내대표단이 꾸려지고 장광근 의원이 신임 사무총장에 선임되는 등 친이계가 득세한 마당에 친박이 섣불리 나설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박계는 조문정국 여파에도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할 뿐 조문정국엔 어떤 의견도, 분위기도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로서는 친박계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여론에 편승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는 분석이다.
조문정국 후폭풍에 시달리는 것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현재 이강래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조문정국과 맞물려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높은 인지도를 가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 민주당 탈당 인사들도 조문정국을 기점으로 복당시켜 지지도를 더욱 결집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당 비주류를 자극하는 등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대표가 ‘보수화 논란’을 겪은 뉴민주당플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당 정체성 논란이 또 다시 일고 있기 때문이다.
당 비주류연합체인 ‘민주연대’ 소속 한 의원은 이날 “‘박연차게이트’가 한창일 때 노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정치놀음’을 한다”며 “오락가락하는 뉴민주당플랜도 지도부가 당 정체성에 혼란만 야기한다는 증거”라고 성토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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