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질소득·소비 사상 최저..경기침체 여파
가구당 월평균 소득 311만원..3% 감소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전국 가구의 실질 소득과 소비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을 감안한 올 1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311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올 1분기 실질 소비는 191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했다.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1분기 기준으로 실질 소득과 소비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실질 소득과 실질 소비의 감소 폭 또한 통계치 작성 이후 최대다.
실질 소득과 실질 소비는 작년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와 3.1% 줄어든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욱 커져,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실물 경제를 위축시키면서 소득 수준을 떨어뜨렸음을 확인했다.
1분기 명목 소득 또한 347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늘어나는데 그쳐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1분기 소득을 살펴보면 경상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2.0%), 이전소득(6.8%)은 증가했으나 사업소득(-2.2%), 재산소득(-13.6%) 등은 줄었다. 즉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치 하락으로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소비 지출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3.5%), 주류 및 담배(-13.5%), 교통(-15.7%)은 감소한 반면 보건(5.0%) 및 교육(3.9%)은 증가해 불필요한 비용은 과감히 줄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1분기 가구당 비소비 지출은 감세로 인해 조세 지출이 2.0%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났다. 하지만 사회보장(건강보험료 등) 및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10.7%와 17.2% 급증했다.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282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었다.
도시근로자가구(2인 이상)만 살펴보면 올 1분기 실질 소득은 358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고 실질 소비는 207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가 급감해 도시근로자들이 1분기에 경제 위기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음을 반영했다.
도시근로자가구의 비소비지출은 이자비용이 20.7% 급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처분가능소득은 324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5분위 비율별 1분기 소득은 1분위 계층의 경우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50만5000원 적자인 반면 5분위 계층은 처분가능소득 603만4000원 중 흑자액은 256만4000원이었다.
5분위 비율은 전체 가구를 소득 수준별 5단위로 나눈 것으로 소득수준 하위 20%가 1분위며 상위 20%는 5분위 계층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 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수출 감소와 고용 부진으로 가계의 소득여건도 악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임시·일용직 등 취약 부문의 위축이 심화돼 저소득층 가구 소득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