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경호 '구멍'
"투신 현장에 경호관 없었다"···靑, 역풍 우려 긴장
청와대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 현장에 경호관이 없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정부의 경호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어서다.
검찰의 과잉 수사 논란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 최근 급락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토로다.
27일 청와대는 우선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투신 상황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를 지시했다. 또 책임이 있다면 문책도 불사할 태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투신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경호관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2-3번 말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며 “투신 현장에 없었다는데 큰 충격을 받았고 그 내용을 덮어야겠다는 의식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경찰에 진실을 파악해 조처하라고 지시했고 필요하다면 문책도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강도 높은 책임추궁이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또 “전직 대통령 경호팀은 직제 상 청와대 경호처에 속해 있지만 현지 팀장 지휘아래 독자적으로 운용되고 모든 상황을 경호처에 보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영향으로 급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는 전날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23.2%에 그쳤다. 지난 1월 기록했던 최저치 22.5%에 근접한 수순이다.
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전주 대비 8.2%포인트나 상승한 69.4%에 달했다.
리얼미터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책임과 관련해 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데다, 시민들의 추모행사와 관련된 정부의 강경 입장 등이 보도되면서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