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서거] 영정 아래 다시 뭉쳤지만···눈물만 남은 '盧의 남자들'

2009-05-27 19:40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안치된 봉하마을 빈소에 그의 옛 ‘수족’들이 재결집하고 있다.

그간 386그룹 등 ‘노무현 패밀리’들은 ‘박연차게이트’의 직격탄이나 개인사정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수장인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너나할 것 없이 봉하마을로 결집 중이다.  

부산친노 386 멤버 중 하나로 전 청와대 비서관이자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정윤재 전 비서관은 현재 부산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묵묵히 상주 역할을 수행 중이다.


노 전 대통령 시신이 안치된 봉하마을 빈소에는 25일 오전 들려 헌화를 마쳤다.

그는 세무비리 혐의로 구속수감 됐었으나 지난해 10월 풀려난 후 노 전 대통령 서거 때까지 영어공부와 독서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부인하고 있으나 최근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등 시련의 연속이다.

현 민주당 최고위원이자 과거 노 전 대통령의 ‘왼팔’ 안희정 의원도 ‘박연차게이트’에 휘말렸던 상태.

여기에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서울에서 당무를 보랴, 봉하마을서 빈소일 도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는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운 와중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소동을 우려해 봉하마을 조문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은데 노사모도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 소동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비리혐의로 구속수감 됐던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도 한시적 집행정지 처분을 받자마자 달려왔다.

그는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수염을 텁수룩하게 난 수척한 모습으로 “노 전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박연차게이트’로 구속수감 됐던 민주당 이광재 의원도 강 회장과 동시에 임시 석방돼 29일 영결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 각지 분향소와 봉하마을에서 장례 절차를 주도하고 있는 부산친노 386 3인방 중 가장 바쁜 것은 최인호 전 비서관이다.

봉하마을에서 상주 노릇은 물론 부산역 분향소와 벡스코에 설치된 분향소까지 지휘 중이다.

그 역시 최근까지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은 상태. 최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 장례 모든 절차를 앞장서서 봉하마을에서 진두지휘 할 것”이라며 끝까지 도리를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386들의 ‘군기반장’이었던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하다 비보를 듣고 24일 부랴부랴 귀국했다.

앞서 이 수석은 노 전 대통령의 오랜 지기이자 최측근인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함께 봉하마을 실무를 담당해 왔으나 최근 6개월 일정으로 배낭여행을 떠나 연락이 두절됐던 상태다.

과거 수차례 노 전 대통령의 변호를 받았던 그는 “서거하셨다는 언론보도를 접했을 때 오보인 줄 알았다”며 허탈해 했다. 현재 그는 입관식에 참여한 후 문 전 비서실장 등과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은둔생활을 해 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소식을 듣자마자 맨 먼저 봉하마을로 달려와 장례 절차를 지휘 중이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봉하마을에 모인 참여정부 인사 중 가장 많은 조문객들의 위로를 받았다.

김해= 김종원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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