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유동성 '파란불'...향후 전망 '맑음'

2009-05-18 16:34

자금난에 시달리던 하이닉스반도체가 최근 성공적인 유상증자 공모 마감에 이어 후공정 설비 매각으로 자금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18일 하이닉스는 중국에 반도체 후공정 설비 일부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올해 안에 '우시산업발전집단유한공사'와 반도체 후공정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번 설비 매각 대금은 3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 13~14일 진행한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7000억원 상당)을 합치면 하이닉스는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 설비 매각으로 30% 선이었던 하이닉스의 후공정 외주 비중은 50%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후공정 분야에 대한 투자비용 역시 5년간 2조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하이닉스의 설명이다.


아울러 합작회사를 통해 중국에서 전·후공정 일괄체계를 구축, 생산 및 물류비 절감 등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연평균 17%로 급성장하는 중국에서 하이닉스는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유증성공과 설비매각으로 캐팩스(CAPEX: 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되는 비용) 관련 투자와 연구개발(R&D) 관련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이로써 해외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유지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유동성 확보 외에도 하이닉스는 최근 잇단 호재로 이르면 3분기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에서 상계관세가 철폐되면서 주요 수출국의 무역장벽이 사라졌다. 여기에 최근 D램 가격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진행한 유증 공모에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이 몰린 것 역시 하이닉스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유증의 경쟁률은 36.6대 1에 달하는 수준으로 8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자금 가운데 3.3% 가까이가 하이닉스로 몰린 셈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1조원 이상의 자금 확보로 재무구조가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 장쑤성에 설립되는 합작사 역시 이사진 7명 가운데 4명에 대한 임명권을 확보해 실질적인 경영권이 하이닉스에 있고, 후공정 산업은 주요 기술 유출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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