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할인요금제에 구멍이 뚫렸다.

SK텔레콤이 제공하고 있는 가족할인과 망내할인 등을 조합할 경우 편법으로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를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온가족 할인요금+T끼리 T내는요금+그녀들의 T타임요금'을 모두 가입할 경우 편법으로 월 9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이는 지정번호와 통화량이 많을 수록 기본료를 할인해 주는 '그녀들의 T타임요금(이하 T타임요금)'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T타임요금은 25~39세 여성이 가입할 수 있으며 기본료 1만4000원에 지정번호 4개를 정하고 지정번호와 월 3시간(180분) 이상 통화하면 기본료를 월 9000원 할인해주는 요금제다.

즉 지정번호와 통화를 많이해 통화요금을 많이 낼수록 기본료를 깎아주는 것이다. 하지만 '온가족 할인요금+T끼리 T내는요금'과 결합할 경우 편법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T타임요금은 '온가족 할인요금+T끼리 T내는요금'과 함께 가입할 경우 통화료를 내지 않고도 월 9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온가족할인요금과 T끼리 T내는요금에 가입할 경우 가족간 월 5시간 무료통화가 제공되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T타임요금의 지정번호 4개 중 1개를 가족으로 정하고 가족과 무료 통화 5시간을 이용해 매달 3시간 이상 전화를 걸면 통화료 부과 없이 월 9000원의 기본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T타임요금제의 기본료를 1만4000원에서 5000원으로 9000원 할인받기 위해 지정번호 중 가족에게 3시간 이상 전화를 걸어놓는 편법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온가족할인요금과 T끼리 T내는요금에 가입한 사용자들이 실제로 가족과 매달 5시간 이상 통화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무료통화 5시간 중 3시간을 T타임요금제의 할인을 위해 일부로 전화를 걸어 3시간을 채우는 수법이 사용된다.

SK텔레콤 가입자인 최모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편법할인 방법을 알게 돼 해당 요금제에 가입했다"며 "보통 가족들과의 통화가 월 1시간 정도에 불과해 남는 4시간을 T타임요금제의 지정번호인 가족 1명에게 전화를 걸어놓고 3시간을 채우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입자인 김모씨는 "편법할인 방법을 알게 돼 월 9000원씩 기본료를 할인받고 망내할인ㆍ가족할인까지 받게 돼 통신요금이 크게 줄었다"며 "SK텔레콤에서 요금제 결합에 따라 편법 여지가 있음에도 해당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치명적인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해당요금제 출시에 앞서 요금제 결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편법 여지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악의적인 사용자가 없을 것으로 보고 요금제를 출시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요금제는 장기간 가입고객과 망내할인 혜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만들었다"며 "편법할인을 위해 악의적으로 이 요금제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T타임요금제 가입자는 10만명 수준이지만 편법할인이 확대돼 문제가 될 경우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편법할인을 받는 가입자가 늘어나면 해당요금제의 폐지 또는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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