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부터 서면 계약서가 없더라도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면 하도급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가 실시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하도급계약 추정제를 도입하고 상습 법위반업체의 명단을 일괄 공개하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하도급계약 추정제는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가 구두계약의 내용을 원사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 확인을 요청한 뒤 10일 이내에 승낙이나 반대 회신이 없는 경우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두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으로, 통과되면 내년 초에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3년 동안 3회 이상 하도급법 위반으로 시정조치(경고 이상)를 받은 사업자 중 하도급벌점이 20점 이상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하도급대금 감액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감액이 불가피한 경우 그 정당성을 원사업자가 입증하도록 했다. 원사업자가 설계변경 등에 따라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조정받은 경우 15일 이내에 그 내역을 수급사업자에게 통지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탈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기술자료 제공 요구를 부당행위의 하나로 규정했다.

조사 방해 및 거부,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과태료 상한선도 현행 3천만 원에서 각각 2억 원, 1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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