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분양 열쇠는 역시 '돈(錢)'

2009-05-10 17:45
분양가+입지에 미래 예상 수익가치가 좌지우지

부동산 분양시장의 성공 열쇠는 역시 '돈(錢)'이었다.

최근 청약접수가 이뤄진 서울과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4개 단지 3749가구가 1순위에서 모두 새주인을 찾았다. 연초만 하더라도 서울에서조차 미분양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 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성공 분양의 이면에는 분양가와 입지 그리고 예상되는 미래수익가치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6일 인천 청라지구에서 분양했던 '한화 꿈에그린'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대1을 웃도는 경쟁률로 전 주택형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198가구를 모집했던 전용면적 100㎡는 3182명이 신청해 23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역시 같은 날 청라에서 1순위 청약을 접수한 호반건설의 '청라 베르디움'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도 불구하고 2134가구 모두 마감됐다.

또 삼성물산이 일반분양한 서울 중구 신당동 재개발 아파트와 경기 의왕 내손동 '래미안 에버하임'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하지만 같은 청라지구에서 청약 접수가 이뤄진 한일건설의 베라체는 상황이 달랐다. 1순위에 이어 2순위에서까지 5개 주택형 가운데 4개 주택형이 미달사태를 빚었다.

청라지구의 청약 성적을 보면 결국 분양가와 입지, 미래수익가치 등 결국 '돈(錢)'이 중요한 변수임을 말해주고 있다.

청라지구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탓에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 한화 꿈에그린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는 1065만원. 호반건설의 베르디움은 1005만원이었다.

이는 두 달 전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공급한 웰카운티보다 100만원 가까이 싼 가격일 뿐더러 지난해 같은 청라에서 분양됐던 가격보다도 싸다.

삼성물산이 공급했던 신당동 래미안이나 의왕 래미안 에버하임 역시 3.3㎡당 평균 1488만원과 1320만원으로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반면 1순위에서 미달사태를 보인 한일건설 베라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050만원. 이는 한화건설(3.3㎡당 평균 분양가 1070만원)이나 앞서 분양했던 한라건설의 비발디(3.3㎡당 평균 분양가 108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호반건설보다는 높다.

한일 베라체(A27블록)는 한화 꿈에그린(A7블록)이나 호반 베르디움(A29)보다 입지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 또 브랜드 인지도 역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결국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인지도라는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청약자들도 외면했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분양성적의 성패는 결국 분양가와 입지에 달려있다"며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두 가지 요인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청약은 분양당시 조건도 중요하지만 미래 매도 시점에서의 예상 가치도 중요하다"면서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를 감안한 미래수익가치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청약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면서 미래 매도 시점에서 브랜드 인지도에 따른 가격 하락분을 미리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라 한일 베라체를 외면한 것도 이 세가지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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