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재개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캄보디아, 캐나다, 일본 등지에 현지법인을 세우며 본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국내 영업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계산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의 크메르유니온뱅크 지분 51%를 인수해 'KB캄보디아은행(Kookmin Bank Cambodia)'으로 이름을 바꾸고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KB캄보디아은행은 대한전선, 경안전선, 포스코건설 등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7월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총 자산은 1300만달러(약 170억원) 수준이다.

캄보디아 은행 인수는 강정원 행장의 '금융 트라이앵글' 구상에 따른 것이다. '금융 트라이앵글'은 동남아시아, 중국, 독립국가연합(CIS) 등을 연결하는 해외 금융망 구축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의 경제성장률이 2007년까지 10%에 달했고 금융위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자산 비중이 40% 내외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의 BCC의 지분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은 최근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5월 말까지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BCC의 지분 6.2%를 추가 인수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36.8% 지분을 보유하게 돼 최대주주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캐나다 현지법인을 설립한 신한은행도 올해 하반기부터 일본 공략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최근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일본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받았다.

본인가를 받고 올 3분기 중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게 되면 일본 현지 영업을 하는 외국계 은행으로는 씨티은행(2007년 7월 개업) 이후 두 번째가 된다. 아시아 은행으로는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재일교포 60만 명을 주요 고객 기반으로 삼을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경제 위기가 진정되면 해외 진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지난달 취임 간담회에서 "국내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은 한계가 있다"며 "대신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지난달 2일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삼성화재는 현지 보험시장을 조사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동남아지역에 거점을 둔 해외 보험사, 재보험사들과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