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심판을 받은 선등록상표라고 하더라도 이와 비슷한 후등록 상표를 무효화하는 상표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내려졌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3일 J산업이 상표법 제7조 제3항의 일부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8(위헌) 대 1(합헌)로 위헌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표법 제7조 1항 7호는 ‘선출원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 8호는 ‘상표권이 소멸한 날부터 1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J산업은 지난 1987년 A라는 상표를 등록한지 10여년 뒤 1998년에는 박모씨가 이와 비슷한 A`상표를 등록했고, 2001년에는 J산업이 또 A``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J산업은 이후 박씨를 상대로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해 2004년 A`상표를 무효화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제3자인 이모씨가 J산업의 A``상표가 이미 무효화된 A`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무효심판을 청구, A``상표 또한 2006년에 무효화되자 J산업은 헌법소원을 냈다.

재판부는 “선등록 상표(A`)에 대한 무효심판이 내려졌을 때 이미 유사한 후등록 상표(A``)가 공존하고 있었다”며 “후등록 상표를 무효로 한다고 해서 소비자의 혼동을 방지한다는 입법목적에 기여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런 규정은) 오히려 전체 상표법 체계에 혼란을 야기하는 한편 정당한 이유없이 후등록자의 재산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