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재무구조 '빨간불'

2009-04-29 15:46

48개 재벌그룹 부채비율 119.9%..1년새 21.5%P↑
삼성테스코 942%로 악화, GM대우 대우조선도 급증
공기업이 재정건전성 더 나빠
환율상승 따른 외채 증가, 운영자금 마련 차입확대 탓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48개 대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이 5년 만에 100%를 넘어서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채무 증가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 확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자산 5조원이 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48곳의 부채총액이 691조9000억원으로 부채비율(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119.9%에 달했다고 밝혔다. 자기자본보다 부채가 20% 가량 더 많다는 의미다.

작년에 상호출자 제한을 받던 41개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이 98.4%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부채비율이 21.5%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말 518.9%에 달하다 2005년 말 95.4%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2006년말 95.9%, 2007년말 98.4%로 슬금슬금 오르더니 지난 연말 119.9%로 2001년말(122.2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채의 85.6%를 차입금·사채 등(335조7000억원), 매입채무(79조1000억원), 선수금·선수수익(72조8000원원), 미지급금·미지급비용(63조6000억원), 파생상품 부채(41조1000억원) 등이 차지했다.


파생상품부채는 전년에 비해 878.6%(36조9000억원) 증가했고 차입금·사채 39.1%(94조3000억원), 선수금·선수수익 25.5%(14조8000억원)가 각각 늘었다.

특히 공기업집단의 재무 건전성이 더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기업집단 40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112.4%로 전년 대비 20.3%포인트 증가한 반면, 공기업 집단 8곳의 부채비율은 무려 145.6%로 전년 대비 27.6%포인트 증가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선 민간 기업집단은 삼성테스코(942%), 지엠대우(741%), 대우조선해양(632%), 현대중공업(324%), 대한전선(249%), 동양(245%), 한진(243%), 동부(238%), 코오롱(229%), 두산(205%), 에스티엑스(202%) 등 11개였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토지공사(472%), 한국가스공사(434%), 대한주택공사(421%), 한국농어촌공사(233%)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매출액은 1009조8000억원으로 2007년보다 229조3000억원(29.4%) 증가했다. 그러나 외화관련 손실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20조2000억원(39.5%) 감소한 3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분석정책관은 “기업집단 부채비율이 작년보다 증가했으나 519%를 기록했던 IMF외환위기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면서 “부채비율 상승은 환율상승으로 기업들 외화부채의 원화환산금액이 증가한 것과 선박 선수금 증가, 현금성 자산 확보 위한 회사채 발행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48개 기업집단의 현금성 자산은 61조8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13.조8000억원(28.8%)이 늘었고 같은 기간 배당금은 8조6000억원으로 2조7000억원(23.9%)이 감소했다.

신 정책관은 “예전부터 120%를 넘던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기업 부채비율과 비교하더라도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작년에 비해 기업들 경영실적이 악화된 면이 분명 있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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