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신입생 등록금 차별관행 조사

2009-04-19 11:27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학 재학생과 신입생간 등록금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공정위 관계자는 19일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등록금 차별이 동일 서비스에 대한 부당한 가격차별인지 알아보겠다"며 "부당성이 확인될 경우 공정거래 관련 법규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가 재학생 등록금을 333만3000원으로 동결하면서 신입생 등록금은 이보다 16만6000원 높게 책정한 대학측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학생회측은 신고서에서 "같은 캠퍼스의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동일한 교육서비스를 제공 받고 있는데도 서로 다른 등록금을 책정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적 취급으로 불공정거래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번 신고사건의 법 위반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 필요하면 해당 대학에 대한 현장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신입생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대학들의 우월적 지위남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최근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신입생 등록금 차별이 공정거래법 위반 아니냐는 민주당 이성남 의원의 질의에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며 "동일한 서비스에 대해서 가격차별이 있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대학들의 학생 등록금 책정에 주로 사업자간 불공정거래를 규율하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자와 소비자 관계에서도 차별적 취급 행위를 볼 수는 있지만 경쟁제한성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적인 기준"이라며 "등록금 차별에 경쟁제한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의 등록금 담합의 경우 공정위가 2007년에 대학 관계자들이 등록금 인상폭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따라 조사에 나선 적이 있지만 증거가 없어 제재 조치를 취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