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살려라"...특단 조치 압박
상용화 5개월째를 맞은 인터넷TV(IPTV)가 정부와 업계의 서비스 활성화 노력에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19일 현재 IPTV 가입자는 25만명으로 올해 업계 전체의 가입자 목표인 225만명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KT가 지난해 11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도 지난 1월 상용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좀처럼 활성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유는 케이블TV에 비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없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서비스 커버리지도 서울과 수도권 중심에서 주요 도시로 확대됐지만 아직 전국을 모두 커버하는 수준은 못된다.
IPTV 3사는 예상보다 IPTV 시장 확대가 더딘 상황이어서 과감한 투자와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통위, 투자 촉진으로 업계 압박
방송통신위원회는 IPTV 서비스가 지지부진하자 최근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IPTV 활성화를 위해 네트워크 및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 지원키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IPTV 사업자들의 1분기 투자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앞으로 투자 계획이 제대로 이행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IPTV 투자를 촉진시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IPTV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채널 공급 협상에 나서고, SO가 IPTV 콘텐츠 확보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안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IPTV 활성화가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콘텐츠 수급에 있다"면서 "IPTV 실시간 채널 확보는 물론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공공서비스 및 콘텐츠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무리한 투자보다 점진적 투자
방통위가 IPTV 투자 촉진과 콘텐츠 확보에 적극 나서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춘 것에 대해 업계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IPTV가 차세대 성장동력이긴 하지만 아직 미완성 작품이나 다름없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기 힘들어방통위의 압박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콘텐츠 경쟁력, 커버리지 확대, 가격 안정화 등 IPTV의 과제가 해결되더라도 2011년 이후에나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 초기에 무리한 투자보다는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IPTV는 법제화 문제로 상용화가 늦어지긴 했지만 네트워크 구축이나 콘텐츠 확보 등이 미진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면이 있다"며 "경기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 투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IPTV는 초고속인터넷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후발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가 급선무"라며 "커버리지와 콘텐츠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조기 활성화는 불투명해 무리한 투자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망고도화, 콘텐츠 등 IPTV에 총 1조원 정도 투입할 계획이지만 실제 투자액은 이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통위가 IPTV 투자 촉진을 위해 업계를 압박하고 있지만 서로 엇박자를 보이고 있어 실제 투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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