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발사 후폭풍] 제재냐 대화냐 기로에선 MB정부

2009-04-07 19:20

靑, PSI 전면참여…남북 긴장 최고조 ‘우려’
북미 양자대화에 상응하는 남북 대화 채널 가동해야

북한의 로켓 발사 후폭풍이 국제사회를 강타한 가운데 이명박 정부는 ‘제재냐, 대화냐’의 갈림길에 섰다.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제재안을 놓고 상임이사국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미국과 일본이 독자적 제재방향으로 선회하자 우리 정부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대북 특사 파견 등 남북 대화채널 복원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른바 ‘투트랙 전술’이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보다는 북미 양자회담을 바라고 있고 미국도 여기자 송환 문제 등을 위해 조만간 북한과 직접 대화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돼 이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번째로 정부가 꺼내들 카드는 대북제재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제재 결의문이나 의장성명 등이 채택된 후 PSI 전면참여를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엔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를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한다면 정부의 PSI 참여는 정당성을 갖게 된다”며 “이 결의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화물검색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한미일 3국은 대북제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결의안 채택이 난항을 거듭하자 3국은 독자적 제재로 방향을 선회했다. 미국은 의회를 중심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일본 정부는 대북 수출 금지품목을 확대하고 금융제재를 강화하는 대응책을 오는 10일경 마련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PSI 전면가입은 한미일 ‘3각 공조’에 보조를 맞추는 한편,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북한 무기의 중동 수출 등을 봉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는 게 정부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틀어질 대로 틀어진 가운데, 정부의 PSI 참여를 북한이 ‘도발적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이어서 이 카드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두 번째로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남북 대화재개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북미 양자대화를 원하고 있고, 미국 또한 단기적인 제재를 취하면서 억류된 2명의 여기자 문제와 북 미사일 문제 등을 놓고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직접대화에 조만간 착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여기서 정부도 대북특사 파견 등 남북 당국간 대화 채널을 가동시키며 북미 대화에 주춧돌을 놓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 탈퇴 등 극단적 카드를 꺼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금강산 관광 등 민간교류 확대와 남북 정치회담 등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착수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이 남북간 경색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북미 양자대화 채널이 구축돼 가는 과정에서 한국은 소외자로 남아선 안되며 선제적으로 남북 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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