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행정진단-1) 늑장대응·주먹구구식 정책···"정부 신뢰 힘들다"

2009-04-08 10:15

멜라민의 위해성에 대한 논란이 본격으로 시작된 때는 지난 2007년. 2004년과 2007년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멜라민 독성 때문에 5000여마리가 희생됐다고 보고되면서 부터다.

국내에서 멜라민 공포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9월11일 중국의 2세미만 영아들이 멜라민 분유를 먹고 문제가 생기고 난 이후다. 

이날 정부가 한 것이라고는 중국산 분유는 국내에 반입된 적이 없다고 발표한 것. 

수입 가공식품에 대한 검사는 6일이 지난 17일에야 시작됐다. 즉 단순히 중국산 분유가 국내에 반입된 적이 없다는 사실만 보고 중국산 유제품이 함유된 제품에 대한 국민적 우려는 바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식약청은 최근 발생한 석면 검출 베이비파우더에 탈크가 공급된 것과 관련해 계통조사를 실시한 결과, 화장품(1곳)과 제약업체·의료기기업체를 포함해 약 300여개 업체에서 같은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식약청은 당초 ‘석면 베이비 파우더’ 파동과 관련, “베이비파우더에 이어 탈크 성분이 들어간 여성용 파우더 제품이 시중에 많이 팔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식약청은 이날 덕산약품공업으로부터 원료를 받아 화장품을 제조한 ㈜로쎄앙의 5품목에 한해 유통·판매 금지와 함께 회수명령을 내리는 데 그쳤다.

한편 이번 석면 피해와 관련해 석면 관련 업무를 통합하고,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석면 정책은 여러 개의 부처에 흩어져 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석면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총괄 기구를 만들고, 연구조사·진단 및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기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얼마전 한 조사에 따르면 식품업계 종사자들은 ‘(가칭)식품관리처’의 신설을 통한 행정체계 일원화 방안에 대한 질문에 68%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특정부처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응답자 중에는 ‘식약청으로 일원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72%, 보건복지부 14%, 기타 14%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식품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의 산업육성 지원부족’이 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식품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부족(25%), 업체의 영세성 및 취약성(18%) 순으로 나타나 정부의 식품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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