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자회사 실적개선 주가 '날개'

2009-03-31 17:09

지주회사인 LG가 경제불황에도 LG전자를 중심으로 자회사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주가에 날개를 달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LG전자가 원화약세에 따른 단순한 환율효과를 넘어 휴대전화와 LCD텔레비전 부문에서 실질적인 도약을 이뤄내면서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우려했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1조8000억원과 2조5000억원대로 전격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LG와 LG전자는 각각 12.53%와 22.46% 급등했다.

이 기간 LG 자회사인 LG마이크론(60.32%)과 LG생명과학(36.93%) LG디스플레이(30.23%) LG화학(26.76%) LG상사(26.71%)도 일제히 시세를 분출했고 계열사를 통한 수익이 절대적인 LG이노텍은 무려 74.66% 뛰어올랐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LG에 대한 보유비중을 20.48%에서 21.33%로 0.85%포인트 확대했으며 LG전자도 22.85%에서 23.84%로 0.99%포인트 늘렸다.

먼저 지주회사인 LG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김용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부진이 우려됐던 LG전자와 LG화학이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LG에 대한 할인 요인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코스피 대비 초과 상승률이 4%대에 이르지만 자회사 실적개선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실적은 전반적인 자회사 실적 감소로 전년보다 19.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돼 현재 주가를 바닥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로 증시에서 상승 랠리를 예고하고 있는 LG전자에 대해서도 국내ㆍ외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연초까지 실적부진 우려로 비관론 일색이었던 외국계 증권사가 일제히 적정주가를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노무라증권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전년대비 11% 축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LG전자는 오히려 6% 판매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글로벌 영업이익 전망치를 7790억원에서 1조8240억원으로 134% 상향 조정하고 내년 역시 7790억원에서 2조5370억원으로 226% 올린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도 "LG전자는 1분기에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적정주가를 6만5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가 역시 실적개선 전망을 적정주가에 서둘러 반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LG전자에 대한 6개월 목표주가를 10만2000원에서 14만1000원으로 무려 37% 상향 조정하고 비중확대를 권했다. 키움증권도 1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이 기대된다며 적정주가를 9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비해 일부 자회사에선 실적 부진도 우려되고 있다.

LG텔레콤은 증권사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으며 연초 이후 15%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우리투자증권은 "LG텔레콤은 마케팅 비용 감소폭이 경쟁업체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영업이익 증가세도 시장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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