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퇴출제는 신분보장에 따른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나태함을 타파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지난 2006년 울산시에서 처음 시행됐다.

이후 서울, 충북 등 모든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부처, 농촌진흥청과 같은 공직유관단체로 퍼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작은 정부를 목표로 무능 공무원을 퇴출시켜 공무원 조직 효율성 제고 및 혈세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지난해 촉발된 금융위기 여파로 공적 기능이 중요해짐에 따라 올해 들어 공무원 퇴출 움직임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최근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방안에 기초한 직원 퇴출 및 인사관리 강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고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수행평가를 실시 중이다. 정부의 공기업선전화 방안에서 비롯된 인사관리 강화 조치로 우회적으로 인력을 감축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도 고위급 직원들을 상대로 업적(계량·비계량)을 평가해 보직 임용 및 이동을 결정하는 안을 시행하려 했으나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딫혀 시행을 취소했다. 신용보증기금도 다음달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공기업들의 직무수행평가는 주로 '역령평가', '주요성과'와 같은 주관적 잣대에 의해 결정되도록 돼 있어 불합리한 해임 및 인사 조치에 활용될 수 있다.

최근 국내 경제가 어려움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 캠코나 주택금융공사, 신·기보 등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보증 및 채권회수 업무 폭주로 많은 금융공기업 직원들은 주말 출근은 물론 주중에도 새벽차를 타고 퇴근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금융공기업들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인사강화조치를 지양하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공기업선진화 방안 시기도 늦출 필요가 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