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긴급진단] “U자형 완만 회복…금융 부실 따라 또 다른 위기 우려”

2009-03-27 07:40

“세계 경제 4분기 바닥…회복은 내년 이후”
동유럽 디폴트·보호무역주의 최대 뇌관

“세계 경제는 올해 7∼9월경 바닥을 치고 올해 내 경기불황을 모두 끝낼 것이다”(강성진 고려대 교수)

“수출, 주식시장, 환율 등 주요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 3분기 이후 한국경제는 회복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 

아주경제신문은 26일 경제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통해 세계 경제 전개 방향을 진단하는 한편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현 주소를 점검했다.

전문가들이 보는 세계 경제 전망은 어떨까.

◆세계경제 4분기 바닥..美 경제 회복과 맞물려 연동

전문가 다수는 세계 경제의 회복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전망했다. 현재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경기가 하반기에는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인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경제는 빠르면 금년 말에 가서 바닥권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세계경기 하락국면은 올해 1, 2분기 까지 유지되다 3분기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가 되면 세계경기가 어느 정도 저점에 도달, 반등 기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회복을 위해선 실물부분과 금융부분이 모두 회복돼야 하는데, 미국 등 선진국들의 적극적 대응방침으로 인해 금융부분은 올해 상반기 저점을 통과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안정을 찾을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근거로 선진국들의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들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선진국들의 하반기 경기회복은 경기부양책이 주된 영향”이라며 “회복된다고 해도 강도는 약할 것이며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소규모 개방경제...세계경제보다 빠른 회복 가능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소규모 개방 경제이기 때문에 세계 경기변동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세계 경제보다 빠르게 회복세를 탈수 있다고 진단했다.

차동세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경제는 개방도가 높아서 세계경제 흐름과 직결돼 있다”며 “작은 규모인 만큼 민첩할 수 있어 빠르게 회복세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경제의 회복 시기와 관련, 올해 하반기로 예상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분기 중 저점을 통과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조업의 재고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 동안 급등했던 환율이 진정되는 등 금융시장 또한 안정을 찾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번 위기가 외부충격에서 온 만큼, 세계 경기의 회복조짐을 보일 올해 하반기 한국경제도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바닥을 찍은 경제가 회복세로 전환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의견이 우세했다.

신용 위험이 완화돼 시중에 돈이 돌고 기업 투자와 소비가 다시 되살아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불황이 오래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기동향은 세계경기와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세대 김정식 경제학과 교수도 “내수 경기는 정부의 지출을 통해 잠시 좋아질 수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다”며 “ 때문에 내수경기가 회복하기까지 장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향후 세계경제 위험요소..보호무역 가장 큰 걸림돌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과정에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각국의 보호주의 경향을 꼽았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보호무역주의는 가장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수 부양을 위한 각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재정건정성 악화 및 인플레 리스크, 미국 주택시장의 가치 하락 요인 등도 불안요인으로 지적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세계 각국이 경기침체 탈출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으나 세계경기회복 국면에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있다”며 “각국의 재정적자에 따른 문제점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무리한 재정지출 확대를 해선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는 단기적 시각을 고집하며 무리한 적자재정으로 토목공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잠재자금들이 주식,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내년 국내경제는 과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영백 기자 inche@
송정훈 기자 songhd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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