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정동영, 깊어가는 민주 내홍

2009-03-24 17:13

4·29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 출마를 꾀하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4일 “어떤 경우에도 당이 깨지면 안 된다”며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선당후사’(先黨後私) 원칙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고위원회 등 민주당 원로·중진 의원들도 정 전 장관의 공천배제를 거드는 분위기라 당 내부갈등이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왕따’ 된 정동영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정 전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무소속 출마니 분당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주류인 정 대표 등 386과 친노에 이어 민주당 구세력인 김 전 대통령까지 인천 부평을 출마 등 당론에 따를 것을 권유한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이어진 정 대표와의 단독회동에서도 소득을 못 건진 한편 한 번 대선에서 패배해 미국으로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는 점에서 여론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당 최고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송영길 최고위원에 이어 중립을 유지해 온 박주선 최고위원도 “정 전 장관의 출마가 당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파행이 되고 있다. 때가 적절치 않다”고 밝힘으로서 정 전 장관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 ‘성큼’

이에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태이다.

공천심사가 끝날 때까진 시간도 충분할뿐더러 지도부 입장에서도 무소속 출마나 분당은 최악의 카드라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전 장관의 한 측근도 “아직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당사자들의 직접적 발언 전까진 섣불리 다른 행동을 취할 수 없다”고 무소속 출마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정 전 장관 측과 민주연대가 연계한 ‘분당 가능성’도 곧 현실화 되지 않겠느냐는 조짐도 일고 있다.

실제로 민주연대는 이날 당이 제시한 추경안과 전혀 다른 자체 추경안을 발표했다.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의 경우 아예 오는 5월 원내대표 출마의사도 피력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의 정 전 장관 공천배제에 대한 반발로 분당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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