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수사 전방위 확대…떨고 있는 현역은 누구

2009-03-24 10:05

여야 막론 정치인 줄구속ㆍ소환…30여명 박연차 리스트 ‘뇌관’
한나라, ‘친박계 직접겨냥’…민주, ‘표적수사’ 맹성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여의도 정치권이 초긴장상태에 돌입했다.  노무현 정부때 인사는 물론 현 정권 인사까지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이다.

검찰은 최근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구속에 이어  23일 금품 수수혐의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을 전격 체포됐으며 민주당 이광재 의원도 구속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또 이번주내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비롯, 현역 국회의원 2∼3명에 대해 소환 조사할 예정이며 박 회장으로부터 골프, 식사 등 접대를 받은 전ㆍ현직 검찰간부 5∼6명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어서 정치권은 검찰의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수사의 특징은 여야 및 전ㆍ현정부 인사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인규 대검찰청 중수부장은 최근 “열심히 수사하겠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다”며 정치적 고려 없이 엄정 수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특히 30여명에 이르는 ‘박연차 로비리스트’에는 여야 의원이 골고루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한나라당은 PK(부산ㆍ경남)인사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있다. 허태열 최고위원과 권경석 의원, 부산지역 중진인 K 의원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 K , 친이계 J 전 의원 등도 거론된다. 나아가 친이계 핵심인 L의원도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민주당도 사정정국에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서갑원 의원과 열린우리당 시절 친노계인 의회정치연구회 소속 한병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는 “금품을 받은 적 없다. 법적 대응하겠다”, “합법적인 정치자금 외 받은 적이 없다” 등 항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검찰 수사를 놓고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친박계를 직접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고, 민주당에선 노무현 정부 인사를 겨냥한 ‘표적수사’가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수사를 통해 여의도 정치권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친박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특정 계파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며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 추 전 비서관을 구속한 마당에 친박계 의원들이 무사하겠느냐”고 토로했다.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과거정권 관련자의 수사에 열을 올리면서 왜 살아있는 권력에는 검찰권을 발동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현정부 실세를 통한 세무조사 로비 진상을 철저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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