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외면한 정부 실업률

2009-03-19 17:39

사실상 백수 358만명, 실질실업률 13.1%...통계청 발표와 4배이상 차이
"정부 발표 실업률 허수 많다" 지적..종합적인 보완지표 시급

실업자, 취업준비생, 구직 포기자 등 ‘사실상 백수’가 358만5000명에 달하지만 통계청의 실업률은 3.9%에 불과해 현실 반영이 안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정부는 2월 현재 실업률이 3.9%로 전년동월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3면>

하지만 2월 현재 일할 능력이 있지만 사실상 백수인 사람은 358만5000명에 달한다. 이는 15세 이상 인구가 399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100명 중 11명은 실업자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통계청의 실업률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은 비경제활동인구를 제외하고 15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를 실업자로 나눠서 산출하기 때문이다.

비경제활동인구란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들로 활동 상태에 따라 육아, 가사, 취업준비를 위한 통학, 연로, 취업준비, 구직단념자, 그냥 쉬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따라서  사실상 실업자로 분류되는 인구들을 포함한 실질적인 실업률은 13.1%에 달해 통계청의 3.9%와는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사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실업률을 둘러싼 신뢰도 논란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5% 실업률까지를 완전 실업률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경우 5%를 넘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적극적 구직자가 아니라면 아예 전체 통계기준에서 빼버리게 되는데 그 기준을 좀 더 느슨하게 해서 어지간한 실업자도 실업자로 구분이 안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하 새사연)의 이상동 경제연구센터장은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최저임금미달자 등 불안정 고용된 사람들이나 유사실업자, 불안정 취업자 등이 배제돼 허수가 많다”며 “통계를 위해 수치화 하다 보니 실질적인 실업자가 체감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실업률 보다는 오히려 청년실업률이나 취업자수가 정확하다는 의견이 보다 설득력 있게 들린다.

2월 현재 청년 실업률은 8.7%로 2005년 3월 8.8%이후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취업자수는 2274만2000명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월대비 14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이 연구센터장은 “외국의 경우 실업률을 완전실업과 유사실업 등으로 세분화해서 고용의 질 까지 따져볼 수 있도록 하는 만큼 우리도 실질적인 실업률을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인 보완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비경제활동인구를 보조지표로 활용해 해석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정인숙 고용통계팀장은 “고용동향은 취업자가 14만2000명 줄어들었고 실업자도 10만6000명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 침체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비경제활동인구를 12가지로 나누고 쉬는 인구까지 조사하는 등 보조지표를 생산하고 있으므로 현실을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문제”라고 반박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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