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부적절한 기업 평가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신용위험평가에서 B나 C등급으로 평가한 기업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있다'면서 "이는 분명 평가를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은행들이 평가를 잘못한 것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발견되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구조조정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구조조정은 정부가 아닌 금융기관이 나서야 한다"면서 "은행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금리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은행연합회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논의 중이라고 김 원장은 말하고 "신용등급 하락과 담보가치 하락으로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회수 당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연체한 기업은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고 외상매출채권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경우 반드시 거래기업의 동의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이나 담보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무분별하게 대출을 회수 당하지 않고 신규 대출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3월 말까지 개선안을 만들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담대는 일반적으로 대기업인 구매기업이 전자방식으로 발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하청업체인 판매기업이 거래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만기일에 대기업이 대출금을 갚는 금융상품이다.

김 원장은 대출금리가 상승하거나 대출회수가 진행되면 기업 도산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은행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또 당초 50조원으로 계획했던 중소기업 대출 목표를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원장은 "당시 경제성장률을 3%로 가정했다"면서 "지금은 자금수요 자체가 줄었고 중기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은행의 건전성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기업이 망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며 은행과 기업이 모두 살 수 있는 조화점을 찾아야 한다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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