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PF사업 여기저기서 '삐그덕'
동북아시아 시대의 중심을 목표로 순항하던 인천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현재 인천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형 공사들이 중단 혹은 지연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토지공사는 인천 청라지구에 들어설 77층 쌍둥이 월드트레이드센터(WTC) 건설 사업이 무산됐다고 17일 밝혔다. 이유는 세계무역센터협회(WTCA)를 주간사로 구성된 WTC청라 컨소시엄이 금융기관 유치와 임대계획 등에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토공 관계자는 청라지구와 WTC 빌딩 예정 부지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다음달 중순 다시 개최하고 늦어도 연말까지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원래 이 사업은 총 5조7000억원을 투입하여 2007년 토지매매를 완료하고 2008년 착공,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2007년 말부터 불거진 금융위기 등의 악재로 계속 미루어져 왔다.
토공은 여러 차례에 걸쳐 컨소시엄측에 사업계획 보완을 요청했지만 컨소시엄측에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이번 사업 결렬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쌍둥이 빌딩 건설이 아주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다. 토공이 하반기에 실행한 사업공모에 WTC 컨소시엄이 재입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실제 사업 진행은 2010년 이후로 미루어 진다.
국토해양부 경제자유구역 기획단 관계자는 “현 경제상황이 너무 나쁘다”며 “사업이 최대한 빨리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늦어지는 것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와 대한주택공사가 추진 중인 인천 서구 가정동의 도시재생사업인 루원시티도 민간 사업자를 찾기 위한 공모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이에 더해 원주민 보상 문제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현재 루원시티의 원주민 보상은 83%정도 완료됐다. 이에 인천시는 작년 6월 루원시티 지구내 저소득층 무주택가구(5614명)에 대한 이주비 및 임대아파트 임대료 일부 지원 등을 담은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 했으나 형평성 논란으로 취소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 경제 상황에서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경제 위기와 원주민 보상 문제 등으로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지구에 새로운 인천대 캠퍼스를 지어주고 기존 학교 부지를 주택단지로 개발하는 도화사업에서도 잡음이 들려온다. 이 사업을 담당한 SK컨소시엄이 인천대의 잦은 설계변경 등을 빌미로 사업비 1000억원을 증액한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대측이 2006년 최초 계약 당시의 설계안을 변경해 올해 새로 계약이 이루어 졌다"며 "건물 배치도도 변경이 많이 되고 단가도 2009년 기준으로 하다 보니까 사업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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