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장관의 ‘꽃보다 읍소’.. “통할까”
2009-03-18 09:06
재계총수들과 잇따라 면담.. 투자 및 일자리 확대 당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
눈길을 끄는 대목은 주인공은 이 장관이라는 점.
실물경제 주무부처 수장인 이 장관이 직접 나서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시장 위축을 해소해 보고자 각 기업들에 투자 및 일자리 확대를 요청키 위함이다.
시장자금유동성 경색과 일자리 축소의 주 이유로 정부는 각 기업들이 돈주머니를 열지 않고 있음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역시 이에 동조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신용경색으로 인해 은행권 대출은 물론 투자환경조성이 여의치 않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비상사태 대비를 위해 자체 유보금을 쌓아놓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기업들이 인력감축과 투자축소 등을 행하고 있는 것은 이를 확대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정부가 목이 터져라 ‘내수 진작’을 외친다 한들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는 사실상 그 실행이 불가능하다.
이 장관의 ‘식사행보’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지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장관은 지난달 초부터 삼성, LG, SK, 두산, CJ, GS 등 재벌총수들과 ‘개별적’으로 잇따라 오찬, 또는 만찬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 장관이 강조하고 있는 주제는 크게 ‘투자’와 ‘일자리’.
통상적으로 각 기업별 특성에 맞춘 세분화 된 주제가 아닌 ‘공통주제’인 경우 한 자리에 모아놓고 뜻을 전달한다. 이런 점에서 이 장관의 총수개별면담은 ‘읍소’라고 까지 해석할 만하다.
정상적인 시장상황이라면 이 장관이 ‘갑’의 위치에서 “시키는 대로 해라”라고 ‘을’인 기업총수에게 다분히 명령조로 말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이렇게 해 주세요”식의 부탁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읍소전략’의 결과는?
3월 현재까지는 보는 각도에 따라 성과를 거뒀거나 그렇지 못한 것으로 동시에 비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롯데 등 일부 대기업들은 지난달까지 구체적 신규채용계획을 밝히는데 꺼려했으나 이 장관의 ‘읍소’ 탓인지 최근 채용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어려운 내부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거나 당초 자신들이 계획했던 채용규모에서 소폭 상승시켰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장관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 다만 여기에서 인턴채용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보다 채용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취업업계의 분석은 빛을 반감시킨다.
신규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언급이 전무하다 시피 한 것도 이 장관 입장에서는 맥이 빠진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 장관은 향후 지속적으로 대기업 총수는 물론 중소기업 오너들 까지 만나 정부와 기업이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의 ‘읍소’가 기업 총수들의 마음을 얼마만큼 움직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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