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정유공장 취소 여부 '촉각'
지난해 5월 국내업체가 수주한 63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공장 사업 수주가 취소 위기에 놓이자 업체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업체인 GS건설과 SK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은 현지 발주처의 통보만 기다리며 발만 구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1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신문 알와탄이 "셰이크 나세르 알 무하마드 알 사바 총리가 알주르 프로젝트 수주를 취소키로 했다"고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쿠웨이트 정부가 16일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쿠웨이트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쿠웨이트 감사원 조사 결과 한국과 일본 건설업체가 공사를 독점한 데다 낙찰가가 높고 중앙입찰위원회(CTC)에 사전고지를 하지 않아 절차상의 문제점 지적으로 인해 의회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업체들은 현지 시각이 새벽시간인 점을 감안해 발주처로부터의 공식적인 통보를 기다리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규 GS건설 홍보팀장은 "현지 발주처의 통보를 받은 바가 없다"며 "현지 매체보다 오히려 외신 보도가 더 들썩여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계약 취소에 따라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선 "이미 선수금을 다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일본 JGC사와 공동 수주했으며 총 사업비 39억9000만달러 중 GS건설 지분은 총 20억달러다.
특히 이번 수주의 경우 업체별로 특화된 공정 부분에서 4개부문 전부를 수주한 쾌거라는 점에서 모범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었다. SK건설은 20억6000만달러 규모의 수소 생산설비(제1정유공장)를 단독 수주했다. 또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정유시설 저장탱크 단지(11억8000억달러)와 연안시설 공사(11악2000만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신호철 대림산업 홍보과장은 "아직 발주처의 직접적인 통보를 받은 것이 아니라 대책강구에 나서기는 이르다"며 "실제 상황으로 번진다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평래 현대건설 홍보차장은 "지난해 말에도 현지 신문인 알와탄은 이와 같은 보도로 이번 프로젝트의 취소 사실을 전했으나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며 "공신력 없는 현지 언론사의 신뢰감 떨어진 발표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7일 영국 블룸버그통신은 "쿠웨이트 정부가 경제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일본의 JGC, 한국의 GS건설, SK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과 발주계약을 맺은 정유 프로젝트를 취소할 것"이라는 쿠웨이트 알와탄의 언론보도를 인용해 이 프로젝트의 취소사실을 전했으나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
이번 쿠웨이트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총 14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발주처는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인 페트롤리엄 코퍼레이션(KNPC)이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