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등 외국계 보험사 민원 폭주
알리안츠를 비롯한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변액보험에 대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지만 업계는 물론 금융당국이 미온적인 반응으로 일관해 소비자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IMF 이후 저축성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던 변액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는 물론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6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22개 보험사의 변액보험 관련 자산은 35조원에 달한다.
변액보험 자산은 퇴직보험(19조원)보다 15조원 이상 많은 것은 물론 퇴직연금 자산(2조원)에 비해서는17배가 넘는 규모다.
업체별로는 국내 보험사 중 삼성생명이 가장 많은 7조7680억원의 변액보험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생명(5조9600억원), 교보생명(4조7740억원)이 상위 3개군을 형성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로는 ING생명(3조2400억원), 메트라이프(3조830억원), PCA생명(1조3380억원), 알리안츠(9644억원), AIG생명(7890억원) 순이다.
변액보험은 수입보험료에서도 타보험을 크게 앞서면서 13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3조2000억원을 기록한 퇴직보험의 4배로 9000억원을 간신히 넘긴 퇴직연금에 비하면 15배에 달하는 것이다.
문제는 변액보험시장의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질적인 수준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
국내 보험사는 물론 외국계 보험사의 변액보험 가입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김 씨(남, 35세)는 알리안츠생명의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해 월 50만원씩 모두 1550만원을 보험료로 납입했다.
지인 소개로 알게 된 설계사는 해당 보험이 100% 성장형이라면서 원금 보장은 물론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설계사는 변액보험 상품을 설명하면서 적립식펀드보다 낮은 수수료에다 적금처럼 원금이 보장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2006년과 2007년 주가 상승기에도 해약금이 원금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결국 2008년 3월 납입을 중지했다.
김 씨는 자신이 해약 환급금이 현재 원금 대비 3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500만원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변액보험 민원이 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변액보험과 관련해 보다 뚜렷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변액보험과 관련된 민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변액보험 사업비 공시 확대 시행을 앞두고 보험업계가 막판 준비작업에 한창이지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최근 변액보험 사업비 공개에 대한 상품공시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각 보험사에 전달했으며 보험사들은 4월 1일부터 변액연금보험, 변액유니버셜보험 등 저축성 변액보험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비를 가입자들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업계는 사업비가 낱낱이 공개될 경우 소비자들이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을 외면할 수 있다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보험사들은 변액보험의 특별계정 투입원금, 예정사업비지수 등 보험상품 사업비의 간접·비교지표만을 공시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