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로비자금 수사 본격화

2009-03-13 12:12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설'에 대한 수사를 이번 주말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특히 4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현역 국회의원을 소환조사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이달 말까지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어서 의원들이 검찰 청사에 줄줄이 소환될지 주목된다.

   검찰 정기 인사로 새로 구성된 중수부 수사팀은 한 달 반 동안 박 회장 관련 압수물 분석 작업에 집중했으며 박 회장의 장녀와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 등 회사 임ㆍ직원 및 회계 담당자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했다.

   특히 박 회장과 가족, 태광실업 및 계열사인 정산개발ㆍ휴켐스 임직원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계좌추적 작업 등을 벌여 조성 과정이 의심스럽고 사용처가 불분명한 뭉칫돈을 상당 부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이 홍콩 현지법인 APC에서 차명으로 배당받은 수익금 685억원 중 일부가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해 추적하고 있으며, 일부 수사관은 경남 김해에 머물면서 태광실업의 전표 등 회계자료를 일일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아울러 박 회장의 통화내역을 추적한 결과, 경남지역 여ㆍ야 정치인들이 총망라된 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박 회장을 14일 불러내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을 근거로 뭉칫돈의 사용처를 추궁하는 등 `정치권 로비설'과 관련해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 박 회장을 조사할 때는 사실관계만 확인했을 뿐 `누구에게 돈을 줬다'는 식의 진술은 받은 바 없다"며 "박 회장이 이광재 의원에게 5만 달러 이상 줬다고 진술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불법 자금을 받거나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고, 다만 알려진 대로 합법적인 후원금은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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