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한숨 쉬는 주택건설사

2009-03-13 16:46
정부대책 약발 없고 각종 판촉 대책도 효과 미미 미분양 해소 여전히 힘들고 지방분양 시장은 청약자 '제로(0)' 수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자 정부는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고 전매제한을 완화하는 등 각종 부동산 경기진작 대책을 쏟아 부었다. 양도소득세 경감 조치에 힘입어 미분양 아파트 계약 건수가 늘어나는 등 미분양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 같았지만 이내 약발이 끝난 모습이다.

이에 건설업체들이 나서서 재정 부담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마케팅 전략을 내놓는 등 미분양 해소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효과가 신통치 않아 백약이 무효다.

15일 건설업계는 더욱 강화된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놓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인하 또는 그에 상응하는 옵션 제공 뿐 아니라 미분양 아파트 구입 조건으로 소형 자동차를 덤으로 주고, 업체에서 직접 중개인에게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목을 끌만한 대책을 내세우며 마케팅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호응은 어림없다는 반응이다. 업체들이 미분양 해소 전략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미뤄뒀던 대단지 물량을 함께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 실정이다.

지난 12일부터 분양된 부산 금정구 부곡동 롯데캐슬디아망은 1순위 청약에서 단 한건의 접수 이후 마감됐다. 이에 앞서 경남 마산시 교방동에서 분양한 벽산블루밍은 중도금 무이자에 양도세 전액 면제 등 각종 다양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청약률 '제로(0)'로 마감된 바 있다. 충남 연기군에서 분양된 성호늘푸른도 마찬가지로 끝내 청약자 없이 마감됐다.

현재 지방 미분양의 경우 시장에서 어떠한 대책이 나와도 투자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지방보다 가격 상승의 여지가 높은 수도권 아파트를 사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미분양 주택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경기도 주택정책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집계된 미분양 물량은 총 2만1098가구로 지난 1월 말 2만1609가구보다 500여가구가 줄었을 뿐이다.

또 2007년 3분기 7900여가구로 집계됐던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2만2000여가구로 세배가량 급증해 현재까지 여전히 2만가구를 웃도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경기도 고양시 덕이지구의 신동아파밀리에는 '프리미엄보장제'를 내세웠다. 입주시점까지 아파트 시세가가 분양가 대비 3000만원 이상 오르지 않으면 신동아가 이를 보상해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존 이 아파트에는 1~3회차 중도금 이자 후불제, 4~6회차 중도금 무이자 융자 혜택이 부여됐었다. 그러나 효과가 없자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하고 계약금 5% 정액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시스템 에어컨 무료 설치 혜택까지 제공한다.

업체 측은 이러한 각종 금융 및 옵션 설치 혜택으로 가구당 4000만원의 혜택을 입게 됐다며 분양가 환산 시 10% 인하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접적으로 집값 할인 효과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업체들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전문가들은 간접적 할인 효과만으로는 수요자들의 구매 유도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장은 "건설업체는 원가대비 마진률을 줄이더라도 분양가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정부도 임대사업 등 신규사업에 주력할 것이 아니라 미분양 매입 등으로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요자들의 매입을 유도하려면 정부는 주택대출금리가 낮은 지금 대출의 폭도 늘려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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