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내집마련 11년6개월…금융위기 이후 5개월 늘어

2009-03-13 08:29

서울에서 내집 마련을 위해 걸리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도시근로자가 한 푼도 쓰지 않는 가정하에 109㎡(전용85㎡)를 마련하는 기간은 오히려 금융위기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12일 서울지역 109㎡ 아파트 평균매매가(재건축 제외)와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8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내집마련 기간을 산출 비교한 결과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9월초에는 11년1개월이 걸렸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는 11년6개월로 5개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서울 집값은 제자리인 반면 도시근로자의 가계소득은 더 하락해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109㎡ 평균매매가는 5억2963만원(지난해 9월초)에서 5억2807만원(12일 현재)으로 0.29% 하락했다. 반면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은 3분기 평균 399만4000원에서 4분기 383만2000원으로 4.05%가 떨어졌다.

권역별로 보면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내집마련 기간은 16년4개월에서 16년9개월로 5개월이 늘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는 제2롯데월드 허가 등의 호재로 일부 집값이 회복되면서 11개월(16년9개월→17년8개월)로 대폭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의 내 집 마련 기간은 16년4개월에서 16년9개월로 5개월이 늘었다. 또 강남과 서초구, 강동구는 기간이 줄었지만 송파구만 유일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올 초부터 입주폭탄으로 인한 하락세가 진정되고 제2롯데월드 허가 등의 호재로 일부 집값이 회복되면서 11개월(16년9개월→17년8개월)이 늘어난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 강동구는 각각 12개월, 8개월, 5개월이 줄었다.

비강남권도 9년8개월에서 9년11개월로 3개월이 늘어났다. 광진구(-4개월), 마포구(-4개월), 도봉구(-2개월), 양천구(-2개월), 성북구(-1개월)를 제외한 지역은 모두 기간이 늘었다. 특히 종로구가 8개월(10년4개월→11년)로 가장 많이 늘었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인천 지역이 1개월(5년11개월→6년)로 소폭 늘었지만 경기도(신도시 제외)는 3개월(6년9개월→6년6개월), 1기신도시는 8개월(11년1개월→10년5개월)이 줄었다.

박준호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평균아파트 가격을 살펴보면 실제 거래되는 가격은 하락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은 제자리를 지키려는 현상으로 풀이 된다"며 "하지만 4분기 도시근로자 소득이 국내 상위 35%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제 내 집 마련 체감도는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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