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속마음은 재보선 콩밭에…”
3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4·29 재보선이 여야의 최대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과 추경 등 민감한 현안이 논의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재보선에 대비할 시간은 ‘3월 휴전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는 선거체제를 본격 가동, 전격 대응 마련에 부심이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거물들의 잇따른 출마설이 나오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등이 이미 ‘마음 굳히기’에 들어간 상태이다.
◆여야, 선거전략 마련 부심
11일 공천접수를 마무리 한 한나라당은 재보선에서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상세히 설명하고 지난 국회파행 사태를 야당의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재보선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몰고 가려는 야권의 시도에는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이러한 기초 전략 위에 경북 경주와 인천 부평을 등 2개 지역에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천 부평을은 야당과의 접전이 예상되고 경북 경주의 경우 친이-친박 내부갈등의 ‘화약고’이기에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성격을 MB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하고 반드시 승리해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텃밭인 호남에서부터 국민 눈높이에 맞춘 개혁공천을 실시함으로서 승부처인 수도권에 그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승부처인 수도권의 경우 홍영표, 홍미영 후보 등 일단 자체 후보 쪽에 무게를 두되 한나라당이 거물급 인사를 투하할 가능성에 대비, 외부 영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나 한광옥 전 대표 완산갑 출마 등 내부갈등의 씨앗이 자리 잡고 있어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태다.
◆거물들 행보, ‘불출마’로 기우나
당초 출마설이 유력했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이재오 전 최고위원,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거물들의 행보가 ‘불출마’로 기우는 분위기다.
그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온 박 대표의 경우 11일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한다면 직접 나서 국민 앞에 얘기를 하고 ‘잘 좀 도와주십시오’ 하는 것이지 안 나오는 것을 ‘안 나옵니다’고 미리 얘기할 필요는 무엇이 있느냐”며 “현재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원외대표로서 부평을 등 접전 지역에 출마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추경과 쟁점법안 등 4월에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다는 점과 10월 재보선 등 다음 기회도 노려볼 수 있는 여지가 작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평이 대다수다.
하지만 안경률 사무총장과 당 최고위원들이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어 출마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달 말 귀국 예정인 이 전 최고위원도 최근 “(재보선에)별로 생각이 없다”며 “국내정치에 매몰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혀 서울 은평을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은 최근 “어느 쪽이 되든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민주당 지도부가 적극 저지할 태세를 취하는 등 내부적인 역풍을 우려해 불출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이 전 최고위원이나 정 전 장관 모두 측근들이나 주변상황이 출마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막판 변수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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